>2016.8.23
목이 탄다.
바람도 없다.
구름도 없다.
비도 없다.
그야말로 농촌(산촌)은 목이 탄다.
더위쯤이야 참을 수 있지만 도무지 비가 내리지 않으니
농작물이 하루가 다르게 바싹바싹 말라 죽어간다.
습기를 잃은 밭은 조금만 건드려도 뿌연 흙먼지가 풀풀 날고,
계곡물을 가두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산촌의 물 부족 현상이
드디어 심각단계에 이르렀다.
주방의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찔찔 나오다 그마저도 꼬르륵 하고 멈추곤 한다.
쌀 씻을 물도 부족하고, 식수는 읍내에 나가 생수를 잔뜩 사다 놓았다.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산촌에도 연일 폭염이 기승이다.
그래도 도심보다야 더위가 낫다고는 하지만 한낮에는 일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옛 날 왕조시대에는 극심한 가뭄이 왕 자신이 부덕한 탓이라 여겨 백성들과 함께
검소한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곤 했다는데....
옛 날처럼 기우제를 못 지낼망정 지금의 정부와 위정자들은 날마다 정쟁만 일삼고,
그 놈의 ‘사드‘문제에 매달려 국민들 갈등만 조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서민들은 이 찜통더위에 전기세 무서워 에어컨도 맘대로 못 켜고
극심한 농가 물 부족으로 논이 갈라지고 밭작물이 타들어 가고 있는데......
지도자들은 즈그들끼리 모여 송로버섯, 샥스핀 찜, 케비어, 능성어 찜....등등
듣도 보지도 못한 매뉴로 초호화 요리를 즐기며 희희낙락 했다니....
그들의 웃음 뒤에 국민들의 분노도가 폭염과 함께 높아가고 있다.
그네들은 도대체 감성이 있기나 한 것일까.
산촌에 저녁이 돌아 온다.
쌀을 씻으려 수도꼭지를 트니
쫄쫄쫄 나오던 물마저 나오질 않는다.
오늘 저녁은 마트에서 사 온 햇반으로 때워야 될듯 하다.
내일은 비가 오려나.....
기상청 사람들도 더위를 먹어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지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 예보도 통 맞질 않는다.
>미지로
'※산촌 일기 > 산촌의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비~ (0) | 2016.08.27 |
---|---|
악마의 풀, 칡넝쿨 (0) | 2016.08.25 |
결실의 기쁨~ (0) | 2016.07.04 |
목공 삼매~ (0) | 2016.03.09 |
봄의 사절 홍매 피다. (0) | 2016.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