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일상에서의 想念

지진공포, 원전공포

migiroo 2016. 9. 13. 00:35

>2016.9.12


지진공포, 원전공포


말로만 듣고 남의 나라 일인 줄만 알았던 지진이 오늘 경주, 울산 지역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집이 몸씨 흔들리고 거실의 집기류가 넘어 졌다. 난생 처음 겪은 강력한 지진이다.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불안하여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다.
급한 김에 119에 전화를 했더니 불통이었다.
기상청에도 전화를 하니 이 역시 불통이었다.






저녁 식사 중(7.44) 갑자기 집이 흔들리고 방안의 집기류 등이 넘어 졌다.

그리고 잠시 후 여진이 몇 차례 감지되더니 40여분 후 다시 더 심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벽에 걸린 액자가 떨어져 부서지고, 장식장의 물건들이 밑으로 떨어졌다.

거실 중앙에 매달려 있는 육중한 전등(샹들리에)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책장에 쌓아 놓은 책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마당 화분대에 올려놓은 다육이 화분들이 아래도 떨어져 엎어졌다.

뒷 마당에 쌓아 둔 장작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어떻게 지진을 대피를 해야 하는지 요령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사색이 된 얼굴로 서로 손을 잡고 쩔쩔대기만 했다.
침착해야지 하면서도 처음 당하는 일이라 침착해 지질 않았다.


첫 번 지진 규모는 진도 5.1, 두 번째 것은 5.8도라 했다.
1978년도 지진 측정 시작 후 38년 만의 가장 강력한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이라고 뉴스가 전했다.


지진 진앙지는 경주 내남면 내남초등학교 부근....
내가 사는 산촌마을은 그곳으로부터 남쪽 직선거리로 불과 16km 떨어진 지점.
그러니 집이 무너질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한 일이었다,
진도 5.8이 이 정도이니 6.5~7.0 그 이상 정도가 되면
아마도 집이 온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
지진은 두 달 전에도 울산지역에서 발생했었다.
정확히 지난 7월 5일 20시 33분,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역에서
5.0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었는데 집이 조금 흔들릴 정도였었다.
알고 보니 포항, 경주(울산), 양산, 부산을 잇는 약200km 선상의
양산단층 이라불리는 지진대에 속한다고 한다.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지구상에 없지만,
특히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 있다.
이런 지역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이사를 잘 못 온 것일까?
앞으로는 지진대를 살펴보고 나서 집을 짓든가 집을 사야 될 듯하다.


 




지진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어쩐지 불안하다.
울산, 경주지역은 더욱 불안하다.
원자력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울진의 한울원전, 신한울원전....
경주의 월성원전, 신월성원전, 방폐장(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산 기장의 고리원전...


한국의 원전들은 진도 6.5∼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경주, 울산 등 원전 인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지진이 나거나
지진 이야기만 나와도 원전부터 떠올린다.
그만큼 지진과 원전의 관계는 극도의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으로 앞으로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가 없게 됐다.
정부는 왜 하필 지진 발생 빈도가 잦은 지역에 원전을 지었을까....
만약에 원전에 지진의 영향이 크게 미친다면 지진 그 자체보다도
원전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은 자명한 일이다.
5년 전 지진과 스나미로 일본의 후크시마 원전폭발사고가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원전은 반드시 점진적으로 폐쇄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 글을 쓰는 시간에도 여진이 수시로 감지되고 있다.
이윽고 서울, 수원, 대구 등지의 친지들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오늘 밤 잠자긴 틀린 듯하다.
늙은 아내가 말한다.


“여보, 우리 이사 가자 응....”


내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당신도 참, 지진을 피해서 어디로 이사를 가겠어....”
“오늘 서울서도 건물이 흔들렸다잖아...“


자연이 주는 경고.....
그 깊은 의미를 어찌 알겠는가.

자연의 작은 움직임 앞에서도 공포에 떠는  

인간들의 무기력함이라니.....


*2017.3.31. 추신

 

2016912일 최초 발생한 경주 지역 지진의 여진이 2017.3.31.일 오늘 또 진도 2.5, 3.3 두 차례 발생했다.

심심하면 발생하는 여진에 이제는 경주, 울산 인근 주민 모두들 무감각, 무관심 해 진 듯하다.

2016.9.12.일 최초 발생한 지진 이후 여진이 오늘까지 무려 600여 회. 지진 규모별로는 규모 1.5~3.0 미만이 578,

규모 3.0~4.0 미만이 20, 규모 4.0~5.0 미만이 1회라고 한다.

 

정말 이러다가 아주 큰 지진이 발생할지로 모른다는

불안감을 털어 낼 수가 없다.

지진이여 제발 멈춰 다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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