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염불사지에는 탑재들만 나뒹굴고...
석탑의 잔재들이 밭 가운데에 널브러져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폭격을 맞은 듯……. 폭파를 당한 듯……. 처참하게 나뒹굴고 있었는데.... 작년에 이 일대를 재 발굴조사하면서 나뒹굴고 있던 탑재를 가지런히 정리한 모양이다.
우주와 탱주, 사리공... 갑석도 보이고 면석도 보인다. 그리고 이름을 알아 볼 수 없는 많은 탑재들... 그렇지만 모두 성한 곳이 없다. 깨지고 부서지고 마멸되고... 처참하리만치 만신창이가 된 염불사지 쌍 삼층석탑. 언제 어떻게 무너졌는지 알 수가 없고... 남아 있는 탑재로 보아 탑은 꽤 컸던 모양이다. 부족한 탑재를 새로 만들어 사용하더라도 잘만하면 새로 복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또 예산이 없다고 하겠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나마 남아 있던 탑재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논두렁, 밭두렁... 주변 농가 집 울타리나 뜰에 깔려 있었고, 온전한 탑재들은 현 불국사 역 앞 작은 공원 안에 새워진 삼층석탑의 부재 빼앗겼다하니 무너트려 파괴 된 것도 억울한데.... 염불사 석탑의 비운에 가슴이 아프다. 언젠가는 성한 탑재들을 수습하여 원래 있던 제 자리에 당당한 쌍탑으로 복원함이 마땅한데.... 아마도 문화재당국은 예산이 없다 할 것이 뻔하다.
재발굴이라는 명분으로 몇 차례나 염불사터의 배가 갈라지고 찢겼는데... 복원계획도 없으면서 그냥 땅에 묻어두지 왜 절터는 발기발기 파 해쳐 놓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보물(탑이나 절의 부장품)이라도 건져 올리려다 그만둔 것이리라 생각하니 씁쓸하기가 그지없다.
저 유명한 염불사 스님의 염불 소리가 초겨울 바람을 타고 어디선지 아련하게 들려오는 듯싶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신라시대 때 피리사라는 절에 염불을 잘하기로 유명한 스님이 한 분 계셨다. 전설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삼국유사에 실려 잇는 이야기이다.
남산 동쪽 산기슭에 피리 촌이 있는데 이 마을에는 피리사라는 절이 있었다. 그 절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스님이 있었다. 늘 아미타불을 염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낭랑하고 청아한지 멀리 성안에까지 들려 서라벌 3백 60방 17만 호에서 그 소리를 듣지 않은 이가 없었다. 높고 낮음이 없는 염불 소리는 한결같아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는데 신통하게도 몸이 아픈 사람이 들으면 몸이 낫고, 마음이 괴로운 사람이 들으면 마음이 고요해 지고, 사랑에 실연한 사람이 들으면 사랑을 다시 얻게 되었다니 하니 과히 신통력있는 염불이라 하여 소문이 자자했단다. 그로써 그 스님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며 그를 모두 염불스님이라 불렀다.
이윽고 스님이 열반에 드시자 그의 소상을 만들어 민장사에 모시고 그가 본래 살던 피리사를 염불사로 이름을 고쳐 불렀다. 이 절 옆에 또 절이 있는데 이름을 양피사라 했으니 지금 남산동 마을을 말하고 그 자리에는 멋진 쌍삼층석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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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동안 무너져
수년 전부터 염불사지 석탑이 다시 복원 된다는 소식을 알고 그동안 수차례 발굴조사 현장을 찾았고 가끔씩 들려 복원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염불사지의 석탑이 복원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개방 당일 달려오지 못하다 드디어 2009년 1월 오늘. 잘 정리된 너른 절터에 우뚝서있는 동, 서 삼층석탑의 모습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물론 당국에서 이런 모순된 복원 사실을 모르고 했을 리는 만무하다. 아마도 주변의 땅을 사드릴 경제적 여유가 없었지 않나 생각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문화유적지 복원이 모두 온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왕에 할 바에는 절터로서의 면모를 갖추도록 최소한 원래의 절터를 매입하여 복원 했어야 하는데 쌍 석탑 가운데로 콘크리트길을 내 주다니(원래 있던 길이라지만) 어이가 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사적 311호-전 염불사지와 쌍삼층석탑 정보 서탑은 사리장엄구를 봉안하였던 사리공이 다른 석탑에서는 볼 수 없는 2개이며, 3층 탑신의 방형사리공인 점 등으로 보아 최초 탑 건립시기를 7세기말 또는 8세기 초로 추정할 수 있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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