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南山 斷想

●국사골 마애여래좌상(근세불)

migiroo 2009. 10. 6. 19:13

●국사골 마애여래좌상(근세불)

 

 

 


경주 남산의 국사골에 있는 마애여래좌상 석불입니다.
다른 석불처럼 문화재로 대접도 받지 못하는 불상입니다.

 

식자들은 이런 불상을 민불(民佛)이라고 부르며
별로 볼품이 없다고 시끈퉁합니다.
조각수법(선각)이 조잡하다 합니다.
신체의 체감 율도 맞지 않다고 합니다.
불상으로서의 형식도 없다고 합니다.
조성 년대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라 합니다.


이렇게 보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 평합니다.
그래서 이 부처님은 너무 섭섭해 하십니다.
너무 외로워 하십니다.
너무 쓸쓸해 하십니다.
너무 상심해 하십니다.


저는 이 불상을 보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눈과 입을 보면 너무나 근엄하십니다.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나 당당하십니다.
지그시 눈을 감고 계시는 좌선의 자세가
한점 흐트러짐이 없어 보입니다.


이 불상을 보면 마치 우리들 자신이 좌선에 든
모습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각술이 너무 엉성하지만...
그 엉성함 때문에 이 불상이 너무나 좋습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보는 사람의 의식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가슴에 따라서 불상은 달리 보입니다.
보물급 불상만 사랑하지 말고 이 불상도 사랑합시다.


이러한 불상을 보통‘근세불’이라고도 하고 ‘민불’이라고도 하는데,
만든지 100년 이내 정도 되는 불상을 말하는 것이고,
조각 전문가들이 아닌 보통 서민들이 치밀한 설계 없이 만든 불상을 말합니다.
이 부근에 3기의  민불이 조성되어 있는데 예술성은 없으나 일반인들의 소박한
표현미가 반영된 불상으로 바위 신앙과 연결된 흔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미지로(2007.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