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南山 斷想

●오산골마애불은 가물가물 하고.....

migiroo 2009. 11. 10. 23:52

 

 

●오산골마애불은 가물가물 하고.....

 
오랜만에 경주 남산에 든다.
남산은 온통 5월의 생명 소리로 가득하다. 
연초록빛 새 순들이 짙은 녹색의 솔잎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 놓고 봄바람을 맞으며
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너무나 정겨워 보인다.
 

 


경주 남산에 보물급으로 지정된 유명한  마애불은 많지만...
오산골마애불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산골마애불은 금오봉으로 오르는 남산순환도로에서 
볼 수 있지만 아무나 볼 수 있는 부처님이 아니다.

멀리 산등선 가파른 절벽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가물가물 보이는데 그 바위 면에 얼굴 윤곽만 겨우 보이는
마애불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깊은 관심과 신심(信心)으로....
그리고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 볼 수 없는 마애불이다.
 

소나무 가지 사이도 하얀 바위가 보인다.
망원경이나 성능 좋은 디카로 최대한 줌을 당겨 보아야
마애불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지형적으로 사람이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험준한 곳에
위치해 있어서 오산골마애불은 멀찍이서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구태여 섬세하게 조각할 필요가 없었는지 모른다.
그냥 멀리서 부처님 윤곽만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라는
불상을 조성한 사람의 의도가 배여 있지 않나 싶다.

이 사진은 남이 찍은 것을 어렵게 구한 것이다.

오산골 마애불...

달마처럼 툭 튀어 나온 눈과 뭉툭한 콧부리 코...
어이쿠, 부처님께 이게 무슨 불경스러운 말인가.
 

 

  

눈을 지그시 감으시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계시는 모습...
비록 조각 솜씨가 엉성하기가 이를 데 없지만...
그 엉성함에서 오히려 근엄함과 깊은 사색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천 수백 년 유구한 세월 동안 이렇게 말없이 깊은 사색에
잠기시어 계시니....


아마도 산 아래 불쌍한 인간들(중생)의 구제를 위하여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것은 아닌지.... 
길 위에 서서 부처님께 공손히 합장배례한다.

 

“나무관세음보살....”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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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골 마애불 가는 길... 

 

 
오산골마애불은 동남산 통일전에서 서출지를 지나 남산 순환도록로 
약 20분 정도 올라가면 제법 큰 화장실을 지나 400m 정도 가다 가
왼편으로 고개를 들고 멀리 보면 하얀 바위가 가물가물 보이는데
바로 그 바위면에 있는 마애불이다.

높이는 약 5m가 조금 넘을 듯한 여래불(如來佛)이다.
하루 중 오후 4~5시(봄과 여름) 해가 남산 고개를 넘어 갈 즈음에 보면
마애불의 얼굴 모습을 입체감 있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