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南山 斷想

●지바위골 삼층석탑은 은둔자처럼 속세를 등지고...

migiroo 2009. 11. 11. 22:48

 

 

●지바위골 삼층석탑은 은둔자처럼 속세를 등지고...

 


경주 東남산 지바위골(지암골).
땅에서 솟아오른 듯한 큰 바위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바로 남산에서 '바위 신앙' 과 '민속 신앙'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지바위골에는 4곳의 절터와 3기의 근세 마애불,
그리고 삼층석탑 2기도 있다.
이른바 제1,2,3,4사지(절터)인데 이중 2,3사지에는
작은 삼층석탑이 근년에 복원 되었고
나머지 1,4사지 절터에는 와편(瓦片, 기와조각)만 간간히 보일뿐
절터에는 잡초만 무성한 폐허로 남아있다. 
 

 

  

지암골 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고 좁디좁은 산길이다.
숲이 너무 우거진 하절기에는 초보자들이 길을 찾아가기가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1).지암골 제2사지 삼층석탑은 숲속에 은둔자처럼 숨어있다.

 

 

 

지바위골 제2사지 삼층석탑.
풀내음 물씬 풍기는 깊은 산골 숲속에 앉아 탑을 바라본다.
탑을 바라보는 사람마다의 마음이 모두 한결같을까?
아니면 각기 다를까?

 

 

 

탑은 작지만 앙증맞다.
이층 지대석 위에 우주와 탱주가 뚜렷한 기단부 면석에
아깝게도 1층 탑신과 상층부의 노반은 부재가 없었던지
새로 깎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탑은 무너져 탑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것을 2000년도에
발굴조사하고 2003년도에 복원 했다.
복원 전 어떠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2).지암골 제3사지 삼층석탑은 바위 위에 올라서 있고....

 

 

지암골 제3사지 석탑이다.
이 탑도 2003년도에 복원한 것이다.
자연석(바위) 기단(지대석) 위에 2단의 괴임돌을 놓고
그 위에 날렵한 삼층의 탑신을 올렸다.
상륜부를 제외한 탑의 높이는 250cm 정도이고,
1층 굄돌의 너비는 91cm 가량 된다.

 

 

위의 사진은 복원 전 무너져 있던 지암골 2,3사지 탑재 모습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쓰러져 있었는지 가늠할 길이 없다.
탑은 불상과 함께 부처님을 상징한다.
이렇게 쓰러져 무너진 탑이 경주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무너져 방치된 탑을 보며 가슴 아프고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그래도 근년 들어 무너진 탑을 꽤 많이 복원했고
앞으로도 계속 복원 할 것이라니 고마운 일이다. 
최근(2008년도)에 복원이 진행 중인 것은
동 남산 염불사지 쌍 삼층석탑이다.
어서 빨리 복원된 모습을 보고 싶어진다.

 

경주 남산에는 석탑이 모두 82가 있는데
쓰러져 방치된 미 복원 탑이 70기나 되고
복원 된 탑이 겨우 12기 뿐이다.
심지어 어떤 곳은 무너진 탑재를 묘의 축대로 이용하거나
탑 자리가 명당이라 하여 탑재를  밑으로 밀어 버리고
그 자리에 제 조상 묘를 쓴 곳도 많다.
부처님 앉은 자리에 제 조상 묘를 쓰고는
법당에 들어가면 불단에 절을 올린다.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 일까?

 

>미지로 

 

   

 

▶지암골 가는 길 

 

  

동 남산 통일전 주차장을 출발하여 탑마을 초입에서 시작되는
남산순환도로를 따라 약 1km 정도 올라간다.
그리고 조금가다 보면 제법 큰 화장실 건물(사용하지 않음)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지암골 탑방로’ 라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부터
순환도로를 버리고 꾸불꾸불 경사진 산길로 들어간다.
바로 지암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