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태화강 이야기~

1.운흥사지로 가는 여정(旅情)~

migiroo 2010. 5. 2. 14:54

 

1.운흥사지로 가는 여정(旅情)~

 


●길 위에서...


울산에 살면서 경주 지역의 유적지는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뻔질나게 다니는데... 울산의 유적지는 반구대 암각화 같은 국보급
유적지 밖에 모르고 있으니 제 것은 잘 모르고 남의 것만 챙긴다는
옛 말이 생각나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다. 
 

  
앞에 길이 있다. 어느 길로 갈 것인가?
인생의 길은 어느 길로 가던지 죽음이라는 길에 도달하지만
삶의 길은 한번 잘 못 들게 되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미망(迷妄)의 늪에 빠지고 만다.


오늘은 울산 울주군 웅촌면 고연리 정족산 깊은 산골에 있는
운흥사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초행길이라서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을 찍어 본다.
그런데 운흥사지 가는 길을 모르겠다고 나온다.
현대 길잡이의 총아 네비게이션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니
큰돈 주고 산 보람이 없는 것 같다. 


부산 가는 7번 국도변 어느 칼국수 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운흥골 가는 길을 물으니 여기서 4km 쯤 되고
차로 가면 20분 정도 된다고 알려준다.
그렇다면 차를 식당 주차장에 놔두고 운동 삼아 걸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오늘, 칼국수 집 아주머니 말 때문에 하루 종일 죽을 고생을 하게 된다.

4km가 아니라 무려 왕복 20여 키로 정도를 걸으며 운흥사지를 찾아 길을 헤맸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종일 도보 여행을 한 셈이니까.
 


 

 

운흥사지 가는 이정표는 국도나 지방도로 큰 길에는 없고
5km 정도를 걸은 후에 마을이 밀집 되어있는 곳까지 와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길가에 폐가가 있다. 주인은 어디 사는 것일까?
수리를 하면 다시 쓸 만 한 집 같은데 저런 집은 얼마나 할까?

지금 사는 아파트 팔고 저런 집 사서 살면 좋으련만...
마음은 간절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니 그저 공염불 일뿐이다.


“여기 운흥사지 가려면 어느 길로 가나요?”


운흥사지 가는 길을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도 소용이 없다.
농사일에 바쁘고 먹기 살기 바쁘니 그까짓(?) 옛 절터 위치를
모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해답은 엉뚱한 곳에서 얻었다.
바로 큰 길에서 교통순찰차를 만났는데 겁도 없이 차를 세우고
운흥사지 가는 길을 물으니 의외로 소상이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운흥사지 뿐만 아니라 은현리적석총과 검단리 유적지 위치까지도
자세히 알려주니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현대의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 임이 확실하다.
이제는 경찰이 무섭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경찰은 주민들의 친구요,
도우미라고 여겨도 될 듯싶다.  

 

>다음, 2 .고구려인(?)의 무덤 은현리적석총.  계속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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