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운흥사지로 가는 반계마을
●반계마을 애향시비
오던 길을 되돌아 다시 몇 개의 마을을 지났다.
마을 어귀에서 운흥사지로 가는 이정표는 몇 개 발견 했는데
결정적으로 갈래 길 같은 필요한 곳에는 이정표가 없어
또 길을 못 찾아 헤매곤 한다.
몇 개의 마을과 저수지를 지나 마지막 반계마을로 접어든다.
마을 노인정 앞에 400년 묵은 당산목이 있고,
자연 돌에 음각(陰刻)으로 새긴 애향시비가 길목에 서 있다.
시를 읽어 보니 제법 고향 생각이 나게 한다.
반계마을 “愛鄕詩”
天聖山 精氣어린 嶺南의 雲興洞天
千年寺址 유서 깊은 仙人山房 盤溪로다.
山紫水明 좋은 風光 人性 또한 순박하여
根源이 悠久한데 子孫萬代 永遠하라.
반계마을 당산목, 안내판에 갈참나무라 소개 하고 있다.
수령이 무려 400년이나 되어 울산시에서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한다.
갈참나무는 참나무과에 속하며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과 비슷하여
아마추어는 잘 구분하기 어려운 나무들이다.
도토리 열매가 열려 매년 묵을 쑤어 마을 잔치를 한다니 부러운 일이다.
수령 400년을 살고도 저렇듯 싱싱한데...
사람들은 겨우 100년도 못 살면서 왜 그리도 바둥거리고 사는지...
노거목(老巨木) 앞에 서면 내 자신이 초라해 보여 경외심마저 든다.
당산목(堂山木)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주민들의 안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하여 농촌 마을에는 수 백 년 묵은 당산나무가 어김없이 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당산목 또한 그 희생양이 되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반계마을을 지나니 ‘시적사’라는 절과‘운흥사지 부도’로 가는
작은 이정표가 보인다. 반가운 마음으로 골자기로 들어서니 옥수 같은
계곡물이 바위와 돌 사이를 헤집고 좔좔좔~ 흘러가고 있다.
마침 오늘이 일요일이라 몇 무리의 사람들이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계곡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언제 다시 이곳에 와서 계곡물에 탁족(濯足)을 즐겨 보리라,
탁족이란 글자 그대로 발을 계곡물에 담그고 씻는 다는 뜻이다.
그러나 탁족의 진정한 의미는 옛 선비들이 사용한 말로서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마음을 씻고 정신을 청청히 함이다.
책도 읽고 물소리 들으며 정신수양을 한다는 의미이고
선비들의 여름 피서 방법으로도 탁족을 즐겼다 전한다.
>다음, 4.시적사 경내에 있는 운흥사지 부도. 계속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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