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태화강 이야기~

울산 '어물동마애불“

migiroo 2009. 10. 14. 00:01

 

●울산 '어물동마애불“


주척주척 가을 비 오는 날....
나는 울산 주전 바닷가 "어물동"으로 나갔습니다.
거기에 얼굴이 다 헤어지고 일그러진 부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통일신라 진흥왕 때 조성된 이 석불은 거대한 바위 면에
돋을새김으로 조각 된 마애석불입니다.

 

 



석불은 3분 계시는데 가운데 석불은 약사여래불이시고,
양편 협시불은 일광(日光), 월광(月光)보살 부처님이십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모진 풍상에 시달렸는지 석불은
얼굴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마모 되어 있습니다.
코도, 눈도, 입도 뭉그러져 겨우 윤곽만이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래의 근엄함은 인간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깊고도 높아 보입니다.
석불의 얼굴이 일그러졌던...,
코도, 입도, 눈이 뭉그러졌던....
부처님은 오로지 가없는 인간들을 한없이 사랑하고 계시는 듯
그 자비의 미소가 가슴 뭉클하게 저며 옵니다.

 

 




석불 주위에는 어인 일인지 상사초가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는 꽃이 다 지고 꽃대만 남아 겨울 날 채비를 하고 있는
상사화는 비련의 꽃입니다.

 

 

 

 

잎이 다 말라 죽은 후에 꽃대가 올라와 8월경 개화를 하기 때문입니다.
잎과 꽃이 결코 만날 수 없다 하여 비련의 꽃이라 합니다.
절에서 스님들의 신세에 비유되어 절에 많이 심어 기른다 했습니다.
그래서 스님 꽃이라는 상사초를 일명 중 꽃이라고도 하여
절 마당에 심어 키우곤 했는데 아마도 여기도 옛 날에는
큰 절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물동 마애불 문화재 정보]

 

 


1997년 10월 9일 울산광역시유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었다. 이 마애불은
방바위라 불리는 거대한 바위에 일광(日光),·월광보살(月光菩薩)이 협시(脇侍)하고 있는
약사삼존불(藥師三尊佛)을 높게 돋을 새김한 것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이다.
가운데의 본존(本尊)인 약사여래는 높이 5.2m, 어깨폭 2.9m의 큰 좌상으로, 비교적 길게
생긴 느낌을 주는 얼굴인데 이목구비가 약간 마멸되었을 뿐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당당한 어깨에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하고 강건한 신체는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할 만한
조각 수법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른쪽 소매의 옷주름과 마멸이 심한 두 손등은 다소 딱딱해진 면도 엿보인다.


좌우의 협시보살은 높이 약 4m의 입상으로, 약간 모난 듯한 긴 얼굴에 원통형 보관(寶冠)
을 쓰고 있는데 각각 해와 달을 표시하고 있어서 일광·월광보살임을 알 수 있다.
이 바위 뒷면에 연목(椽木) 같은 것을 걸쳤던 자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석굴사원 형식의
전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삼존상을 조각한 암석은 석질이 단단하지 않아 삼존 모두 마멸이 심한 편이며 왼편
보살상의 일부분은 암석의 파괴로 결실되고 있으나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우수작이다.


이 삼존의 주위에는 많은 기와 조각이 흙에 묻혀 있고 또 암석의 뒷 편에서 보면 연목
같은 것을 걸쳤던 자리로 보여 지는 돌을 판 자리가 있다. 이러한 것을 미루어 보아
옛날에는 이 암석에 집을 지어 석불이 방안에 안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바위를 방바위라고 한다.
이 불상을 조각하였을 때의 절 이름은 알 수 없으나 지금은 석불암이라고 한다.

 

>미지로(2007.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