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iro Gallery/다육이 이야기~

16 번째 다육이 이야기(다육이의 반란?)

migiroo 2011. 8. 4. 09:06

▷2011.8.4


●16 번째 다육이 이야기~

 


다육이들의 반란?

 

 

 

장마도 지나고 우기도 지난 듯 한데 맑은 날 보다는
흐린 날이 많고, 흐린 날 보다는 비가 오는 날이 많다.


이런 날들을 보내려니 다육식물들에게는 죽을 맛일 게다.
가장 좋아 하는 햇볕을 쪼일 수 없으니 힘이 없고
물을 주지 않음에도 다습한 공기로 인하여 치명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죽어 나가는 다육들이 한 둘이 아니다.


손만 대면 잎이 뚝뚝 떨어져 버린다.
도대체 확실한 원인을 모르겠다.
그냥 애처로운 그놈들을 처다 볼 뿐이다.


다육들의 반란인가?

 
며칠 전 ‘백모단’ 이란 놈이 가더니
오늘은 ‘라올’ 과 ‘프리티’ 그리고 ‘청옥’이란 놈도 가버렸다.
세상이 싫은 것인지, 내가 싫은 것인지.....
번거롭게 물도 자주 안 줘도 되고 그냥 갖다 놓으면
제가 알아서 잘 자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세상만사 쉬운 것이 없다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도 대부분의 다육들은 조금 웃자라긴 해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된다.

 
이상 기온이 지속되면 다육이 새로 들이는 것을
가능하면 삼가 하라는 어느 전문가의 말을 듣고는
하루가 멀다 하고 뻔질나게 다육이 사들이기를 즐겼던
행위를 중단했다.


그러나 다육이들이 어떠한 반란을 시도한다 해도
나는 기다릴 것이다.
최후의 한 놈이 남는다 해도 그 놈을 위하여
나의 열정을 바칠 것이다.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잎꽂이로 화분에 놔 둔
다육 잎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나타났다.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 아닌가 싶다.


죽으니 다시 태어나고
태 여나니 다시 죽는다는
생명의 순환 원칙을 새삼 다육이로부터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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