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25
강물은 멈추고~
어제(9.24일) 뉴스에 4대강 사업 구간 중 금강의 세종보가 완공 개방되어 그 화려한 행사 장면를 영상으로 보여 줬다.
4대강에 설치하고 있는 보는 모두 16곳인데 그 중 충남 금강 세종보가 가장 먼저 개방 된 것이다.
행사는 국토해양부장관이 직접 나와서 보 완공를 자랑스럽게 홍보했고, 보에 갇혀 흐름을 멈춘 강물 위에서는
행글라이딩, 윈드서핑, 수상스키 장면 등 밤에는 불꽃놀 등의 다채로운 이벤트 행사가 화려하게 연출 되었다.
화면 켑쳐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강변에 대규모 켐핑장을 설치하고 축구장을 비롯한 자전거 길, 산책 길을 조성할 것이라고
장관은 자랑스럽게 홍보를 하면서 내년 초 쯤이면 4대강 전 구간 16개 보 모두 개방 되어 그야말로 4대강 강변은
가장 살기 좋은 지상낙원으로 변할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과연그럴까?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결사 반대한다던 수 많은 시민 단체들, 환경단체 그리고 이런 저런
제야 단체들, 그리고 야당들... 지금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아무리 반대를 외쳐봤자
토목공사의 주체세력들에겐 우리독경 이고, 허울좋은 외침에 불과하다. 정치생명까지 내놓겠다고 절절하게
외쳐댔던 정치(야당)세력들은 우리가 언제 반대 했었나, 하고는 지금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있다.
적당히 정치적으로 이용 했으니 더 이상 반대를 외칠 필요가 없었던 것이리라.
2003년 내원사 지율스님이 도룡뇽을 지키겠다고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를 외치면서 단식농성에 들어갔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터널 공사를 잠시 중지 시킨바 있다. 그 나약한(?) 스님을 차마 포크레인(공권력)으로 밀어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권은 어떠했나. 4대강 사업 반대를 외치다 끊내 자신의 몸을 불살라 소신공양을 했던 문수스님의
죽음 앞에서도 감성따윈 개의치 않겠다며 추호도 흔들림이없이 공사를 불도저 식으로 강행하고 있다.
엠비와 노무현과의 차이, 그것은 인간에 대한 감성이고 존중의 시각차 일 것이다.
강은 시간이요 역사이다.
시간과 역사를 어떤 인간이 멈추게 할 수 있는가?
나라가 태동할 때도 강물은 흘렀고, 나라가 멸망할 때도 강물은 흘렀다.
수백년, 수천년이 아닌 수억년 동안 강물은 도도히 흘러왔고 또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인류문명의 발상지가 강가였고, 인간 삶의 터전이 강가였다.
그래서 강은 경외의 대상였고 신의 영역으로 숭앙 받아 왔다.
이제 그 역사의 강이 철저히 유린되어 거대한 인공 구조물에 막혀 잠시 그 흐름을 멈췼다.
그러나 결코 강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역행침식 같은 자연현상으로 새로운 물길을 만들 것이며
그들이 쌓어 올린 거대한 보를 분노의 폭발로 무너 뜨릴 것이다.
그리고 다시 강물은 도도히 흘러갈 것이다.
강물은 곧 시간이고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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