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구황동 폐사지 금강역사의 외침~
구황동 폐사지.... 이름도 너무 하다.
구황동 절터라고 하면 안 되나...
왜 다른 절터들은 폐사지라고 하지 않고
무슨무슨 절터니, 무슨무슨 사지(寺址)라 하는데...
유독 여기만 폐사지(廢寺址)라고 부르는가....
경주-포항 산업도로인 7번국도 구간...
지축을 흔드는 굉음을 내면서 대형 트럭이 하루에도
수 천대 씩 뿌연 매연을 뿜어 대며 지나다니고 있다.
그 길옆에 위치한 구황동 페사지...
작열하는 여름 햇볕이 쏟아지는 보문벌판.
큰 나무 하나 없는 황량한 옛 절터에 무수히 많은 석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삼층석탑 옥개석, 받침돌, 기단석들....
태권권법의 역동적인 금강역사상들...
그리고 이름 없는 기와 조각들...
땅 속에 거꾸로 업어져 하늘을 보고 원망하듯 박혀 있는 옥개석...
아직도 하얀 층긋받침을 드러내고 있는 옥개석의 크기를 보면
이 절이 얼마나 컸던 절이었나를 짐작케 한다.
흩어져 있는 석재로 보아 웬만하면 복원해 줄 만한도 한데....
외롭게 서 있는 금강역사 4분 만이 두 손을 치켜들고
하늘을 향하여 소리치고 있다.
금강역사. 그 외침의 소리가 들리는가...
복원 해 주지 않아도 되니
제발 자동차 매연만 안 마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미지로(2007.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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