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30
휴지(休止)-강소연
책 선물은 그 어떤 것보다도 참 기분 좋은 선물이다.
정말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그런데 선물 받은 책 제목이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한다.
“휴지...???”
“웬 휴지...?”
그러나 곁들여 쓰여 진 한문자 ‘休止’를 보고는
그 의미를 대충 알듯 했다.
그런데 ‘휴지’라는 의미를 막상 글이나 말로 표현하자니
이게 좀 난해하다.
일상에 별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고,
생활에 지겹도록 사용하는 휴지와 혼동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왜 나에게 이런 책을 선물 했는지도 의외였지만
더 의외인 것은 미술사를 전공한 그녀가 미술사와는 거리가 먼
이런 책 까지 번역 출간 했다는 것이 정말 의외였다.
불교회화나 고고학 관련 서적이었다면 그녀의 전공이니 자신이
저작한 것이었던, 번역본이었던 이해가 되겠는데 자기 전공과는 거리가 먼
이런 생뚱맞은(?)은 글을 번역했다는 것이 너무나 의외였고
또 다른 그녀의 면모를 발견하게 되니 더 존경스럽고
아울러 젊은 그녀의 정신세계가 부러워진다.
휴지(休止)의 간단한 의미는 글자 그대로 ‘잠시 멈춤’ 이다.
그러나 인터넷 사전에서 알아보니 꽤나 난해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책 ‘휴지’를 몇 페이지 읽어 보니 이 짧은 단어가 시사하는
의미가 참으로 넓고 깊음을 깨닫게 됐다.
CD, 테이프, 비디오 등을 들을 때 ‘Pause’ 라는 버튼이 있다.
그 버튼을 누르면 소리나 영상이 잠시 멈추게 된다.
그리고 다시 같은 버튼을 누르면 원래대로 이어져 들린다.
그 기계적 기능이 ‘Pause’이고 우리말로 ‘휴지’이다.
이 단순한 단어의 의미가 기계적 기능이나 가시적 의미를 벗어나
무형적 의미로 해석 될 때는 철학적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린 다는 것을 조금을 알 듯 싶다.
내 삶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휴지’라는 버튼을 눌러 보았는지...?
그냥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다 이젠 기능이 다 낡아 버렸다.
달리다 잠시 멈추고, 다시 달리고 또 잠시 멈추다 달리고....
진정한 휴지는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활력소 인 것이다.
인생은 어쩌면 역경과 고난의 연속인지 모른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 책은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단순한 정지 버튼이 아닌 ‘휴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그런데 내 나이 이제 아주 멈출 때가 머지않았는데...
이제 와서 ‘휴지’라는 버튼을 눌러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는
인생에 있어 ‘휴지’야 말로 방전 된 내 자신의 배터리를 재충전 하는
행위가 아닌가 생각든다.
좋은 선물 거듭 고맙고
풍부한 감성이 담긴 우리 문화재에 대한 그녀의 글들이 앞으로
계속 출간되기를 바라면서 좋은 선물을 준 그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이 글로서 대신 하고자 한다.
그녀는 책 택배 상자 안에 인삼 냄새가 나는 강정(한과)도 한 봉지
동봉해 보내 왔다. 노인이 먹기 딱 좋은 과자...
저자 소개 : 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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