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엉성한 야생화 그림과 그 12번째 이야기~
야생화 ‘며느리밑씻개’ 그 미움과 갈등~
-아무리 못된 꽃 이름에도 그 사연이 있다.
야생화 중에 유독 며느리에 대한 꽃 이름이 많다.
듣기에도 부르기에도 민망한 고부간 갈등에 대한
다분히 며느리를 폄훼한 뉘앙스를 풍기는 이름들이다.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며느리배꼽 등이 그것이다.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미움이 얼마나 깊었으면
그 가시 돋친 식물을 며느리 밑이나 씻는데 사용해라 했겠는가.
예나 지금이나 못된 며느리는 많다.
그러나 늙은 시부모 공경을 회피하는 못된 며느리도 있지만...
며느리 구박하는 못된 시어머니가 더 많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죽했으면 시집살이를 매운 ‘당초고추’에 비유했겠는가.
이 말은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구박을 의미한 말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고부간 갈등 현상은 옛 날 보다는
현대에 들어서 더 심해 보인다.
혼수가 적다고 해서 (며느리) 구박하고,
아들을 못 낳는다고 해서 구박하고,
살림을 못 한다고 해서 구박하고,
가난한 집 딸이라고 해서 구박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며느리가 예쁘지 않다고 해서 구박하기도 하는 시어머니도 있다.
못된 시어머니는 TV 드라마에 단골 테마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간혹 시어머니를 구박하는 못된 며느리도 등장한다.
며느리는 평생을 함께 살아야할 새로 들어온 가족이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딸자식처럼 아껴주고 다독여 주고,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공경하고 아껴주면서
산다면 왜 고부간의 갈등이 생기겠는가.
같은 여자로서 서로 단점을 보완해 주고 배려 해 주면서
지낸다면 어찌 고부간의 미움이 생길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 민망스러운 이름의 식물은 억울하기 짝이 없다.
이 식물은 줄기와 잎사귀 뒷면에 가시가 솟아 있는데
이는 사람이나 다른 상대를 해치기 위함이 아니고
넝쿨과 식물인 관계로 다른 나무 등에 붙어 타고 가기 좋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시가 달린 것뿐이다.
의외로 꽃 모양도 앙증맞게 예뻐서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꽃이기도 하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이 좀 민망스럽긴 해도 이 꽃 이름 하나에 서린
우리 삶의 애환을 생각하면서 꽃을 들여다보면 꽃 이름을 지은 조상들의
슬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이 꽃이 피는 7월이 됐다.
길을 걸으면서 ‘며느리밑씻개꽃’을 만나며 이렇게 마음을 다스리자.
‘우리 시어머니에게 더 잘해 드려야지....’
‘우리 며느리를 더 사랑해 줘야지....’하고 말이다.
며느리밑씻개에 대한 전설이 전해 오지만 너무 흔한 이야기라서 생략한다.
어쩠던 ‘며느리밑씻개’는 며느리에 대한 시어미의 꼬인 심사가 들어있는
이름이나 오히려 며느리 구박하는 못된 시어머니가 더 많은 세상이니
‘시어머니밑씻개’라고 개명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ㅎㅎㅎ...
제발 어른으로서 며느리 탓하기 전에 시어머니인 나 자신부터
마음을 고쳐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며느리(시어머니)는 미움의 대상이 아니라 가장 친하게 지내야하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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