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13
참布施~
(국립경주)박물관 미술관 뒤편 옥외 전시장에...
머리가 잘려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가고, 다리가 절단되어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석불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다.
천 수백 년 전 사람(조상)들이 간절한 염원으로 만든 석불이었는데....
이제는 천 수백 년 후 사악한 무리들(우리들)에 의하여 석불의
사지를 처참하게 파괴하여 내동댕이쳤다.
인간들의 선과 악의 이중성이다.
오늘 나는 그들 석불 앞에 서서 파괴의 가해자가 되어
절절한 심정으로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어느 빈자(貧者)가 부처님께 말합니다.
‘부처님, 저는 지금 배가 몹시 고픕니다.’
이에 부처님이 말씀합니다.
‘그래, 나도 너와 같은 빈자이구나.’
‘너에게 줄 것이라곤 내 몸뚱이 밖에 없구나.’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빈자가 다시 말합니다.
‘부처님 그럼 당신의 팔이라도 잘라 주실 수 있습니까?’
부처님은 기꺼이 그 빈자에게 당신의 팔 하나를 선듯 내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팔 하나를 먹고 배고픔을 면한 빈자가 다시 말합니다.
‘부처님, 저는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다른 팔도 주세요.’
부처님은 그러마. 하시고는 나머지 팔 하나마저 빈자에게 내어 줍니다.
그러나 빈자는 그것도 모자라 부처님께 조릅니다.
‘부처님, 그래도 배가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당신의 머리를 줄 수 없나요?’
이에 부처님은 한없는 측은지심으로 빈자를 바라보시며
당신의 머리를 뚝 잘라 빈자에게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머리마저 먹은 빈자는 그제야 부른 배를 두드리며 만족해했습니다.
빈자는 이제 더 이상 빈자가 아닌 부자(富者)가 됐습니다.
부자가 된 그가 부처님께 다시 말합니다.
‘부처님, 저는 이제 당신으로 인해 부자가 됐지만 모아놓은 재물이 없어
아직은 부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당신의 한쪽 몸뚱이를 갖고 싶습니다.
줄 수 있나요?’
이에 부처님이 말씀하십니다.
‘그렇구나, 모아둔 재물이 없다니 그것 참 안 됐구나...’
‘본시 내 육신은 내 것이 아닌 네 것이었으니 내 한쪽 몸뚱이를
떼여준들 무엇이 아깝겠느냐...’
부처님은 당신의 한쪽 가슴과 그리고 한쪽 다리를 잘라 그에게 내 주셨습니다.
그제야 그는 번쩍 정신을 차리고 부처님 앞에 엎드려 눈물을 철철 흘리며 말합니다.
‘부처님, 당신의 온몸을 다 잘라 주고도 온전한 당신의 존재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실체(實體)입니까, 실체가 없는 공(空) 입니까?’
부처님이 불안(佛眼) 가득 미소를 머금으며 말씀하십니다.
‘나의 존재는 실체도 아니고, 공도 아니니라.’
‘모두 너의 마음(心)이니라...’
‘너의 배고픔도, 너의 배부름도, 너의 욕망도
모두 네 마음에서 비롯된 집착이니라.’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배가 불러 터질 지라도 사랑의 나눔에는 인색하다.
인간의 사악함, 비열함, 치사함, 치졸함…….
나눌 줄 모르는 욕망과 집착…….
불의 앞에 굴복하는 정의…….
권력의 독식과 전횡(專橫)…….
독단, 아집, 독식…….
소통 보다는 불통…….
환경파괴와 오염…….
이타심 보다는 이기심,
양심을 가린 비양심,
부도덕한 불염치....
남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하는 닫힌 귀와 닫힌 눈....,
경직된 사고와 철학의 부재...
반민주...
현 정치권이 그렇고, 권력자가 그렇다.
먹어도, 먹어도 부처님의 온 몸뚱이를 다 먹어도
배고프다고 하는 권력의 집단....
오늘 나는 그들(권력자들)의 끊임없는 권력의 전횡에
치를 떨며 가슴을 친다.
그리고 갈기갈기 찢긴 석불 앞에 서서 생각한다.
‘부처님, 저들을 일깨워 주소서....’
‘참회하는 빈자의 모습이 아닌
부자가 되고도 사악함으로 또 욕망을 채우려하는
저들을 일깨워 주소서...‘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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