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문화재 단상

국립경주박물관의 새로운 변신 ~

migiroo 2013. 11. 14. 22:17

>2013.11.13


국립경주박물관의 새로운 변신 ~

 

 

 


오늘도 나는 경주에 간다.
그리고 국립경주박물관에 든다.
박물관에도 서서히 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하고 있다.
박물관 마당에 낙엽들이 우수수 바람에 나뒹굴고....
야외에 전시된 석불들이 쌀쌀해진 날씨에 목을 움츠리고 있다.


이제 국립경주박물관에 들락 거린지 어언 십 수 년이 넘었다.
나는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간의 여행을 시작한다.
가깝게는 수 백 년, 멀게는 수 천 년 과거 속 시간 여행이다.


신,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부터 선사시대의 빗살무늬 토기를 만나고,
청동기, 철기시대를 지나 고분(古墳) 출토 토우들과 국보급 토기를 만난다.
그리고 금속공예의 나라 통일신라에 이르러 찬란한 신라금관 앞에 선다.
때로는 빠르게, 또는 느리게 타임머신은 나를 과거 속 신비의 세계로 인도한다.

 

●경주박물관의 ‘신라역사관’ 개관

 

 

 


2013.11.12일 국립경주박물관은 새로운 변신을 했다.
바로 수 십 년 동안 사용해왔던 고고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내진 설계를
강화하고 전시관 내외 부를 말끔히 새롭게 단장하여 개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고관’ 이라는 이름을 ‘신라역사관’으로 개명했다.
전시된 유물의 대부분이 신라시대 것이니 아주 잘한 개명인 듯하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그 분위기의 첫 느낌이 좋다.
전시관 내부를 밝음과 어둠을 적절히 조화시켜 유물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한 것이 너무 좋았고, 여기 저기 여유와 공간을 두어 관림객의 심리적 편안함을
느끼도록 한 것이라든가 그리고 유물을 바라보면서 사색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보다 여유를 가지고 유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여 너무 좋았다. 


또한 천년 신라 역사를 시대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신라의 탄생, 중흥기,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의 전성기를 거쳐 마지막으로 천년 역사의 마무리 단계로
꾸며 관람객들이 유물을 보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도록 한 것은 나만의 느낌이
아니라 모든 관람객들의 느낌 일 것이라고 생각 되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유물도 보이고, 미술관에 있던 유물이 옮겨 온 것들도 보인다.
유물 중 기와 편의 ‘귀면(鬼面)’은 ‘용면(龍面)’으로 이름이 바뀐 듯하다.

 

 

 

 

●홀로 전시된 ‘약사여래좌상’

 

 

 


원형 중앙 홀에 홀로 전시된 ‘약사여래좌상’은 처음 보는 유물이다.
약사불은 중앙박물관에 있던 것을 어렵게 반환(?) 받은 것이라 한다.
경주에서 가져 간 유물이 중앙박물관에 어찌 이 유물뿐이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아마 그거 다 반환 한다면 중박 전시관은 어떻게 될까?


그런데 전시된 약사불의 출토지가 명기 되어 있지 않다.
박물관 여기저기 물어 겨우 경주낭산 출토 유물 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정확한 날자와 출토 지는 아직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원형 중앙 홀의 크기와 석불의 크기 비율이 기막히게 딱 맞는다.
처음에는 미술관에 있는 약사여래불상을 갖다 놨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만약 그랬다면 석불이 너무 커서 전시 공간과의 비율이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뒤 늦게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전시공간과 비율이 딱 맞는 유물을 찾아낸다고 박물관 측이
얼마나 노심초사 노력하여 중앙박물관 측에 반환을 요구 했었겠는가 여기니
가슴이 짠~ 해 졌다. 그리고  유물을 내준 중앙박물관 측 배려에도
관람객 중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었다.

 

 

 

 


텅 빈 하얀 여백 가운데 홀로 좌정하고 계시는 약사여래불...
나무 의자에 앉아 석불을 바라본다.
마치 나 자신을 바라보는 듯하다.
오래 앉아 바라보고 싶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
이렇게 넓은 공간 중앙 홀에 단 하나의 유물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 측의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

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들의 건강함과 평안함을 기원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텅 빈 공간 속 불상과 함께 나 자신도 갖다 놓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는 아닐까?


어둑어둑 해질 시간에 전시관을 나온다.
어찌 단 몇 시간 동안 박물관을 다 돌아보겠는가.
두고두고 천천히 여유롭게 하나씩하나씩 둘러보아야
비로소 유물을 보는 안목이 트인다.

 

 

 


지난 고고관 때의 전시관은 그저 유물을 쭉 둘러보고 나오는 것이었는데
새로 변신(?)한 ‘신라역사관’은 밝음과 어둠을 잘 조화시켜 유물을 통하여
마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감성을 일으키게 하고 있고,
나 자신이 유물과 함께 하고 있다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이제 경주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전시관이 아니라 유물을 통하여 나 자신을
함께 돌아보는 분위기와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박물관 전시 유물이 성큼 내 앞으로 한층 더 다가온 느낌이다. 


이렇게 관람객들의 편안한 유물 관람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해준 박물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사진 촬영 카메라

삼성 겔럭시 S3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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