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일기/둥지 떠나기~

아파트 탈출(이사)~

migiroo 2014. 10. 23. 21:08

 >2014.8.8


이삿짐을 싸다


오늘 아파트에서 탈출)(이사)를 한다.
반평생 길고 긴 아파트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내 마지막 종착역이 될 산촌으로 거처를 옮긴다.


이삿짐을 싸면서 느낀다.
너무나 짐이 많다는 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들이 방을 다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을 보면서 쓸데없이 너무 많았음을 깨닫는다.
내가 방 주인지 물건이 주인인지 모를 지경....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늘 가지려고만 했지, 
버린 것은 별로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버리지 못하는 것은 욕심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쓰기는 필요치 않고 남 주기는 아까운 마음이야 말로
욕심이고 탐욕이 아니가 싶다.


어떤 물건은 한 번도 사용한 기억이 없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사 다닐 때마다 끌고 다녔으니 얼마나 어리석음인가.
내 평생에 아마도 이사를 몇 번이나 했던가?
젊었을 때는 이집 저집 월세 방에서부터 전세방으로 옮기며 이사를 했었고,
중년 때부터는 이 아파트, 저 아파트 갈아타며 그 알량한 재테크 한다고
뻔질난 이사에 매달려 살았었다.
그런 아파트 생활 근 40년 끝에 고작 16년의 32평짜리 한 아파트를
끝으로 도심을 탈출하게 됐으니 솔직히 새장에서 탈출한 새처럼
낯선 산촌 생활이 겁도 나고 불안하다.
그러나 이제는 내 생애의 마지막 종착역이 될 산촌 생활을 
아름다운 마무리로 마감 하려 한다.
 


 ▶2014.8.8(금)


우중 이사를 하다


하필... 비가 살살 내린다.
이삿짐 차가 오고 사다리차가 왔다.
비가 온다고 이사를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아침 7시부터 싣기 시작한 짐을 3시간 동안 내리고
산촌에 와서 또 3시간 동안 짐을 내렸다.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에 들어 햇볕이 쨍쨍한 날 보다 일하기에는 수월했다.


문제는 정리이다.
아파트 구조와는 전혀 다른 집 구조이다 보니
그 많은 살림을 어디에 어떻게 정리하는 냐가 문제였다.
거실과 마당에 이삿짐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짐 정리는 이 후 보름동안 계속 됐다.
드디어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
초죽음이 되어 병원으로 향했다.
과로와 스트레스, 영양실조라고 진단이 나왔다.
하루 종일 링거를 꼽고 기운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꼬박 3일 만에 겨울 기력이 회복되어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왜 그리고 손 볼 것들이 많은지.....
예상치도 않은 돈도 꽤 들어갔다.


그래도 도심을 탈출하여 산촌으로 오니 기분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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