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일상에서의 想念

아픈 후에~

migiroo 2015. 5. 24. 23:56

>2015.5.24


아픈 후에~


나이 드니 작은 부주의나 방심에도 건강에 금세 틈이 생기곤 한다.
상한 음식을 먹고 덜컹 탈이 나 버렸다.
냉장고를 믿은 게 화근이었다.
젊었을 때야 조금 상한 음식을 먹어도 별 탈 없이 지나쳤지만
나이가 드니 위장도 쇠약해져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꼬박 하룻밤 뒤틀린 배를 움켜쥐고 싸우다가 결국 백기를 들고
서울 딸네 집에 가 있는 나처럼 늙은 아내를 급거 불러들이고
남의 덜컹거리는 낡은 트럭에 실려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의사 앞에 죄인(?)처럼 앉아 문초(?)를 받았다.
자초지종 내 설명을 듣고 난 의사가 검사처럼 딱딱하게 내게 묻는다.
(의사의 표정은 자신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는 표정이다.)


“아니, 냉장고 음식은 안 상합니까, 쯔쯔쯔...”


판결은 간명했다.
죄목은 오래된 냉장고 음식을 먹은 ‘식중독’을 범한 죄(罪)다.
판결은 이틀 수감(입원), 금식 3일(흰 죽만 허용)....
그리고 일주일 간  가택연금이다.


........
......


나에게 있어서는 인스턴트식품류 같은 것은
유통기한이 좀 지났어도 별 신경을 쓰질 않는다.
유통기한이 아예 없는 냉장고 음식은 특별한
냄새가 나질 않는 한 오래됐어도 그대로 먹는다.
이것이 나의 독거 생활 중의 식 생활 습관이다.


도심이 아닌 산촌(山村) 생활에는 아프면 참으로 난감하다.
쉽게 도움을 청할 곳도 방법도 마뜩찮다.
그저 아프지 않고 사는 게 최선의의 방법이다.


그 놈의 냉장고.....
믿는 도끼에 제 발 찍혔다.


옛날 우리 어머니, 할머니 시대에는
냉장고 없어도 자식들 잘 먹였는데....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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