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8.14.
꿀벌에 쏘인 도시 아이들~ -꿀벌 이야기~
여름방학 중인 서울의 손주들과 조카들의 고만고만한 아이들 10여명이 제 부모들과 함께 산촌에 왔다.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은 단 며칠간이지만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산촌에서의 생활을 경험케 하고 오이, 토마토, 고추, 가지, 옥수수 같은 텃밭의 작물들을 직접 따 보는 즐거움을 체험시키기도 했고, 토마토, 오이도 같은 것들은 직접 따서 바로 먹어보는 체험도 시켰다.
그리고 우리가 늘 상 먹는 이런 채소류들이 어떻게 심어지고 키워지며 수확되는 지의 과정을 이야기 해 주기도 했다. 낮에는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밤에는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려 보며 마당에 친 텐트에서 하룻밤을 자 보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이들이 모두 모기에 물리고 풀벌레에 물려 금새 물린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곤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벌에 쏘이는 아이들도 속출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어미들은 아이들 보다 더 기겁을 하고 아이들을 밖에 못 나가게 했고 방에만 가둬두려고 소란을 피우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산촌의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 했다.
“산촌은 다 그런 거야, 모기도 물려 보고 벌도 쏘여 봐야 면역성도 생기고 농촌의 생활도 알게 되는 것이야”
그런데 문제는 벌이였다. 쏘이면 위험한 말벌은 아니지만 근간에 별로 없던 작은 꿀벌들이 계속 집으로 날라 왔다. 화단에 가득 핀 들꽃을 찾아 온 것이다. 그리고 알고 보니 얼마 전부터 집 근처에 양봉 농가가 생겨 벌집을 수십 통 갖다 놓았기 때문에 인근 민가까지 벌들이 찾아 든 것이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말해 주었다.
“벌이 다가와도 절대 쫒거나 잡으려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쏘지 않는단다. 그리고 어쩌다 쏘인다 해도 큰 탈이 생기지 않으며 한 두 시간 후면 물린 부위가 가라앉는 단다. 물론 말벌 같은 큰 벌에는 쏘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꿀벌이 얼마나 소중한 곤충인지 아이들에게 장황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애들아, 이 세상에 꿀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 꿀벌이 멸종한다면 어찌 될까?
'꿀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사라질 것이다.' ‘꿀벌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생태계에서 꿀벌의 역할은 너무도 소중하다. 모든 식물의 꽃가루를 옮기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꽃가루가 옮겨져야 모든 식물들이 수정되어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거론 할 필요가 없다, 작금 벌이나 나비 등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충격적인 학계의 보고이다. 지리산의 토종꿀벌은 95%가 사라졌다는 충격적 보고도 나와 있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벌이나 나비가 부족하니 꽃가루를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옮기고(수정)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는 일부 농가에서 가능한 일이고 산이나 들판의 모든 생태계의 식물들은 벌이나 나비의 도움이 없이는 수정이 불가하고 번식이 불가능 해 진다. 학계에 의하면 인류가 재배하는 주요 농작물 100종 중 무려 71종을 꿀벌이 도움을 받아 수정하고 있다한다. 이 세상 생태계에 어찌 인간들이 재배하는 농작물만이 있겠는가, 수많은 식물들이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번식한다. 만약 꿀벌이 이들 식물들의 꽃가루를 수정시켜 주지 않는다면 생태계는 파멸되고 말 것이다. 생태계가 파멸되면 인간도 파멸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꿀벌이 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일까?
꿀벌의 개체수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정확한 과학적 원인은 아직 파악이 안 되고 있다한다. 그러나 개략적인 원인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원인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무분별한 농약의 사용.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토종벌의 생존 위협 •양봉업자들의 과도한 꿀 채취 후 설탕물 및 항생제 투입 •각종 첨단 기기(핸드폰 등)와 장비의 전자파로 인한 꿀벌의 미아발생, •대규모 송전탑 전선에서 발생되는 전기파로 인한 꿀벌의 방향 감각 상실 •자연 녹지의 급격한 감소와 도시화로 인한 꽃의 감소 •지구의 온난화에 의한 환경 변화 •기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아직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는 원인은 알 수없지만 분명한 원인은 바로 인간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벌도 살고, 인간도 사는 길은 오직 자연환경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길 뿐이다.
■지리산 토종벌(토봉)이 사라졌다.
2011년 매스컴(부산일보)에 실린 내용이다.
지리산 토종벌이 사라졌다 한다. 벌이 사라졌으니 그 유명한 지리산 토종꿀도 사라졌다. 원인은 전국에 만연된 바이러스로 토종벌(토봉)이 몰살을 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양봉까지 집단폐사하면서 벌의 도움을 받아 과일을 생산하는 과수 농가들까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벌의 애벌레를 죽이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지난해 중순부터 만연되면서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토종꿀 생산농가 731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농가가 키우던 토봉 2만 1천879군(1군은 2만 5천~3만 마리)이 전멸했다. 함양군과 토봉농가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종봉 200군을 새로 구해 왔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죽고 말았다. 농민들은 지난 4월 이후 종봉 구입을 포기한 채 한숨만 짓고 있다. 거창지역 20개 토봉 농가가 키우던 토봉 780군도 모두 폐사하면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이상 중략)
내년에는 더 많은 야생화를 우리 집 화단에 심으련다. 예쁜 꿀벌들이 찾아와 꿀을 많이 가져가도록 말이다. 꿀벌이 있으니 사람이 살 수 있다는 진리를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싶다.
양봉하시는 분들은 꿀벌들이 애써 따온 꿀을 모두 가져간다고 한다. 그리고 꿀 대신 설탕물을 넣어 둔다고 한다. 벌들은 꿀이 없으니 설탕물을 먹고 사는 것이다. 꿀의 주인은 벌들인데..... 꿀을 전부 가져가지 말고 조금은 벌들을 위하여 남겨 두면 어떨까. 윙, 윙, 윙.... 오늘도 집 마당에 벌들이 찾아 든다. 애들아 반갑다. 꿀 많이 따가거라. 아직 우리 집 화단에는 봉선화와 코스모스가 피어 있고 울타리 밑엔 달맞이꽃, 접시꽃, 원예호박꽃도 피어 있다.
>미지로 떠나는 여행,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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