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8.16
해먹에 누워~
산촌 우리 집 정자에 해먹 하나를 매달았습니다.
그 해먹(Hammock)에 누우니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두둥실 구름도 보입니다.
산도 보이고 푸르른 숲도 보입니다.
살랑살랑 바람도 찾아오고,
고추잠자리도 해먹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갑니다.
가끔씩 꿀벌도 찾아와 빙빙 돌다 갑니다.
고개를 돌리면 텃밭도 보입니다.
텃밭의 오이와 토마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고추도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고구마는 얼마나 달렸는지 땅 속을 파 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고구마 줄기도 번창하고 있습니다.
땀 흘려 가꾼 보람을 해먹에 누워 느껴봅니다.
해먹 안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산촌 생활이 외롭고 쓸쓸하다지만 그 외로움마저도 행복합니다.
이 무더위에 도시사람들을 생각하니 왠지 미안한 생각이듭니다.
해먹에 누워 책도 보고 핸드폰에 저장된 고전음악도 듣습니다.
그러다 스르르 잠이 듭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누가 잠을 깨웁니다.
바로 고추잠자리란 놈이 내 콧등에 앉아서
얼른 일어나라고 코를 간지럽핍니다.
해먹에 누우니 가난해도 부자 부럽지 않습니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습니다.
외로움이 불행이 아니라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도심생활이 좋기는 해도
불편해도 조용한 산촌 생활이 더 행복합니다.
해먹에 누우니 내가 자연의 일부이고
온 자연이 내 것 같습니다.
>미지로 떠나는 여행,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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