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南山 斷想

6.경주남산, 암자 상선암은 늘 열려있다.

migiroo 2015. 11. 23. 21:43

 

>2015.11.16.

 

6.경주남산, 암자 상선암은 늘 열려있다.

 

남산에는 몇 안 되는 암자가 있다.

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암자가 바로 상선암이다.

한자로 上禪庵이다. 전해오는 일설에 의하면 산 아래에

하선암(下禪庵)이라는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상선암 자리에는 와편(瓦片)등 옛 절터의 흔적들이 발견 되고 있다고 한다.

암자 이름에 선()자가 들어 갔으니 선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禪은 불교의 핵심 사상이다. 선 사상을 한마디로 압축해 말하기란 너무 어렵다. 

 

 

 

 

마음을 닦아 번뇌를 끊고 진리를 깨달아 무애의 시공간에 머물러

무아(無我)의 경지에 들어 직관(直觀)에 이른다.

직관이란 바로 본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바로 선에 이르는 선사상이자 불교의 선 철학이다.

 

그런 자가 들어간 암자가 상선암이다.

그러나 적요(寂寥)에 들어 있어야할 암자는 늘 소란하다.

남산을 찾는 탐방객, 등산객들의 쉼터로 늘 시끌시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자는 언제나 자비의 문을 활짝 열어 그들을 맞이한다.

비록 암자는 간난해도 마실 물을 제공하고, (커피)를 내 준다.

웃음을 짓게 하고, 잠시 쉼터를 내 주어 지친 심신을 재 충전케 한다.

암자의 스님은 이미 무아의 직관에 들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 암자 쪽마루에 걸터앉아 가쁜 숨을 고른다.

법당 안에서 잔잔한 염불 소리도 들린다.

법당에 들어 부처님께 삼배 정도는 올려야 도리인듯 한데....

나도 다른 이들도 모두 신발 끈을 풀기가 귀찮은 모양이다 .

 

앞을 바라보니 눈앞에 검은 거목이 우뚝 서 있다.

거목의 수령은 얼마나 됐을까?

그 거목 아래 내 존재가 너무 작아 보인다.

 

 

 

 

육신도 영혼도 잠시 쉬었다 간다.

암자를 나선다.

정상까지는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다리 힘이 전 같지 않다.

늙는 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그러나 늙음은 인생의 완성을 뜻한다.

산사에는 어느 듯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다.

낙엽 한 잎 한 잎마다 진리가 숨어있다.

 

 

 

 

 

다음 유적지 상선암마애석가여래대불을 향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문이 꼭꼭 닫혀 있다.

웬일인가 하고 알아보니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가 붕괴위험이 있어

당분간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 시키고 있다 한다.

출입금지 된지 벌써 3년이 됐다고 한다.

 

바위도 수명이 있다,

다만 그 수명이  길다는 것 뿐이다.

바위의 손상은 자연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 의해서 손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들은 석불이나 마애불을 보면 자꾸만 만져 보고 싶어한다.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앙심이나 문화재 보호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등산객, 유적탐방객, 불자들.... 이런 분들이 올라 올때마다 만져 대니

바위가 오염되고 부식되어 손상 되는 것이다.

만지지 말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아 가기를 바란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정상을 경유 다음 유적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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