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13
비(雨) 안 온다.
춘 3월, 농부의 계절이다.
밭 갈고 씨 뿌리고....
이제부터 농부는 쉴 틈이 없다.
흙이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면 농부는
흙을 파 뒤집어엎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고
퇴비를 주어 흙에 영양분을 골고루 준다.
그리고 봄채소 파종에 들어간다.
그런데 도무지 비가 내리지 않는다.
가뭄이 벌써 몇 개월째로 이어지고 있다.
겨울 내내 눈도 제대로 내리지 않았고
비는 몇 번 감질나게 내리긴 했지만.....
눈다운 눈, 비다운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릎까지 쌓였던 눈이
재작년부터는 살짝 한두 번 내리는 게 고작이었다.
지구의 온난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 진 것일까?
흙이 타들어가고 농부도 목이 탄다.
작년 가을에 심은 마늘의 싹이 새파랗게 올라와야 하는데
바싹 마른 흙 속에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싹이 보이질 않는다.
오늘은 할 수 없이 쫄쫄 흐르는 계곡물을 퍼다 밭에 주었다.
상추, 부추, 쑥갓 등 봄채소 파종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비가 오든 말든.....
온 나라는 그 놈의 대통령 탄핵에만 매달려 있는데
긴 한 숨 속에 농부는 오늘도 하늘을 바라보며
애타는 마음으로 비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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