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6.
백발(白髮) 단상
“할아버지는 왜 머리가 까매....“
“우리 할아버지는 하얀 돼.....”
주말이면 제 부모 따라 오는 옆집 꼬마가 오래 전 내게 한 말이다.
그 후 나의 머리 염색이 중단됐고 반년이 지난 지금은 백발이 됐다.
그 때 그 꼬마의 물음에 내 나름 깨달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도 나이다워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얼굴은 주름투성이인데 머리카락만 까맣다고 젊어 질 수는 없는 것....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답게, 할머니는 할머니답게 하늘이 정해 준 대로
노인의 머리는 백발이어야 노인답고 또한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 사회활동으로부터 은퇴하여 산촌에서 은둔생활(?)을 하는데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누구 보라고, 머리를 까맣게 염색을 한단 말인가.
까만 머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흰머리로 바뀌어 가는 자연의 이치가
한 인생의 과정일진데 구태여 한 달에 한 두 번씩 염색을 해야 하는
불편함과 귀찮음을 스스로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내 나이 이제 고회(古稀)를 넘겼는데 나다운 나, 본래의 나.....
손주놈들에게는 할아버지다운 할아버지 모습을 보여 주게 됐고,
본래의 내 모습을 찾은 듯하다.
거울 앞에 섰다.
거기 왠 백발노인이 서 있다.
바로 내 모습이다.
요즈음은 버스를 타도 자리양보를 받고,
만나는 사람들 마다 ‘어르신. 어르신’ 하며 대우해 준다.
더 점잔하고 어른스러워 보이고, 더 근엄해 졌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인상보다는
마음이 편해 졌다.
백발노인 파이팅!!!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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