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일상에서의 想念

식물 에어컨~

migiroo 2017. 7. 22. 14:55

 

 

>2017.7.22

 

식물 에어컨~

 

하늘엔 옅은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있다. 그런데 밖의 온도계는 무려 38도를 가리키고 있다. 방안 온도도 31.5나 된다. 너무 더워 선풍기 앞을 벗어 날 수가 없다. 바람은 모두 어딜 가고 없는지..... 마당 끝 커다란 미루나무 가지에 매달린 나뭇잎들이 카메라에 찍힌 사진처럼 미동도 하지 않는다.

 

강원도와 충청 중부 이북 지방에는 많은 비를..... 남부 내륙지방에도 간간히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지만 비 올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에어컨을 켤까 하다가 전기 값이 무서워 포기 하고 만다. 이 산촌에서 혼자 몸 덥다고 에어컨을 켤 수는 없다.

 

몇 년 전 아파트 살 때 서울 딸년이 효도(?) 한답시고 에어컨 한 대를 들여왔다. 그 때 멋모르고 에어컨을 사용했더니 평소 3,4만원 하던 전기 값이 무려 20여 만 원이나 나왔다. 깜짝 놀라 딱 한 달 쓰고 그 후 우리 집 에어컨은 죽은 거나 다를 바 없는 식물에어컨이 됐다.

 

그런데 도심에서 산촌으로 이사 올 때 그 에어컨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왔다. 딸애의 효심(?)을 차마 저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연의 우리 집 에어컨은 지금도 방안에 떡 하니 한 구석을 차지하고 서 있다. 어제도 서울서 딸애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 거기도 너무 덥지?, 더우면 에어컨 꼭 키고 지네 응....”

, 그래, 에어컨 빵빵키고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거라....”

 

자식들 앞에선 부모는 늘 거짓말쟁이가 된다.

그리고 혼자 중얼 거린다.

(에어컨만 주면 뭐하나, 전기 값도 같이 줘야지.....)

 

이런 내가 어떻게 보면 좀생이 같지만......
전기 값 무서워서가 아니라 시골 살면서까지 별로 몸에 좋지 않은
에어컨 바람 쏘이며 살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 나의 사고방식이다
.

 

아마도 우리 집 에어컨은 내가 살아 있는 한 문제인 대통령이 가동 중단 시킨
고리 원전
1호기처럼 절대 가동 되지 않을 것이다.

 

가뭄이 지속 된지 벌써 3개월이 넘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중부지방 주민들을 보면 가슴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그 물이 부럽다.

 

*후기

 

오늘 오후 5시부터 30분간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같은 소나기가 쏟아졌다.

오랜 가뭄 중에 내린 소나기......

산도, 숲도, 나의 텃밭도 흡족히 목을 축였다.

나의 간절함이 담긴 기도을 들어 주신 것일까.

좀더 많이 내리기를 기대하며 모첨 빗 속을 거닌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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