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14.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박물관은 나의 정신적 휴식처이자 만남의 장소이다.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고대 유물과 만난다. 박물관은 수 백 수 천 년 전 과거의 시간과 현대의 시간대를 이어 주는 가교(架橋)이다. 그래서 오늘도 박물관에 간다. 거기서 과거의 시간들을 만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새로 산 망원렌즈(70-200mm)로 사진작가 흉내를 내 본다. 유물 보다는 박물관 경내를 배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먼 거리에서 M 모드로 셔터를 누른다.
찰칵 찰칵 찰칵....
그러나 좋은 사진이 나와 줄 리가 없다. 찍고, 지우고, 지우고 다시 찍고....
언젠가는 나도 사진작가처럼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가 있을 거야 하고 희망을 품어 본다.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은데 통역(여성)이 딸린 어느 외국인이 내게 다가 온다. 그의 손에는 내 카메라와 비슷한 낯익은 카메라가 들려있다. 그가 내가 찍은 사진을 한번 봤으면 싶다고 한다. 내 영어 실력으로는 빠른 그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통역 가이드로 보이는(내 짐작) 함께 온 여자 가 그의 말을 통역해 준다.
박물관 벤치에 앉아 그에게 내가 찍은 사진을 차례로 보여 준다. 카메라 LCD 모니터에 나타난 내 사진을 보고 그가 연신 굿, 나이스를 외친다. 내가 그에게 당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가 보여 준 AV 모드로 찍은 사진은 모두 노출과다 사진이 너무 밝았다.
내가 카메라의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 감도의 설정 방법을 설명해 주고 빛의 량(밝고 어두움)에 따라 적정 노출 설정 방법을 설명해 준 후 사진을 한 번 찍어 보라고 했다. 그가 앞에 보이는 석탑을 한 컷 찍었다. 그리고 내게 보여 준다. 내가 노출 값을 다시 조정하여 다시 찍어 보라고 했다. 몇 번 그렇게 사진을 찍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적정노출로 찍혀진 사진이 나왔다. 사진을 보고 그가 환호성를 질렀다. 30분 정도를 그들과 함께 앉아 사진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그녀가 통역을 유창하게 해 줘 대화는 무난했다.
그들과 헤어져 4,50m 거리에서 몰래 그들의 모습을 찍었다.
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 했다.
마지막 3번째 셔터를 누르는 순간....
멀리서 그들이 자신들을 몰래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그러나 그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고, 그녀는 활짝 웃어 주었다.
집에 와서 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에 올려 보니 구도가 약간 잘 못 되긴 했지만 이제까지 내가 찍은 어느 사진보다도 멋진 사진이었다. 아니 사진을 잘 찍은 것이 아니고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멋져 보였다.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아름다운 조화....,
내 카메라에 담긴 그들의 모습이
가을하늘처럼 해 맑다.
첫 번째 컷~
두 번 째 컷~
들켜 버린 순간에 찍은 마지막 세 번 째 컷
*초상권이 우려스러워 정면 얼굴을 살짝 별로 가리긴 했지만....
과감히 아름다운 그들의 모습을 여기에 올린다.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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