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내가본國寶문화재

1907년,일본인이 가저간 ‘백제금동관세음보살입상’

migiroo 2020. 8. 17. 21:32

 

 

1907년, 일본인이 가저간 백제금동관세음보살입상

-남의 것 가져가 놓고 내노라 하니 백 수억원의 거금을 요구하다니...

 

몇 년 된 어느 인터넷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난 불상을 보는 순간 비록 사진이지만 그 표정에 그만 매료되어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1,400년 된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사진이었다.

 

 

그런데 이 불상이 한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고 아직까지 환수되지 못해 실물을 볼 수 없다하니 실망과 더불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것은 바로 이 불상이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근년부터 우리 문화재 당국에서 환수를 위해 수차례 소장자와 협의를 시도 했으나 너무나 큰 거금을 요구하는 바람에 환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자그마치 150억 원을 요구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일본X들은 파렴치한 X들다. 아니 남의 것을 도둑질 해 가 놓고 이제 와서 150억을 내라니....

 

불상 높이 불과 28cm, 어른 팔뚝 보다 작은 불상이 150억 원이라니..... 그러나 어찌 국보급 문화재가 150억 뿐이겠는가. 문화재 전문 감정가들은 그 이상의 몇 배나 나가도 모자랄 것이라고 했다는데 문화재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부터가 맘에 안 들지만 말도 안 되는 헐값에 가저 가 놓고 거금을 요구하는 소장자의 행위가 괴씸하기 짝이 없다.

 

 

그럼 사진상으로나마 세밀히 불상을 살펴보자.

우선 불상의 늘씬한 몸매이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죽여주는 몸매가 아닌가. 아마도 현대의 여성들이 모두가 바라고 있는 몸매가 아니가 싶다. 그저 날씬한 몸매뿐이 아닌 그 자태(姿態)가 또한 너무 유연하고 육감적이다. 허리를 오른쪽으로 살짝 틀었는데 바로 인도의 마투라양식의 미투나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삼곡자세(三曲姿勢)형식이다. 그러나 미투나 불상은 완연하게 허리를 S자로 틀어 육감적이고 관능적이지만 이 백제 불상은 아주 살짝 허리를 틀어 육감적인 인상을 현저하게 줄인 자세를 표현하고 있다.

 

           ▲인도의 마투라양식 미투나 불상의 삼곡자세

                  10세기 경 파르마파니보살상

 

손 모양을 보자. 오른손은 팔꿈치를 구부려 살포시 들어 손바닥을 아래로 한 다음 손가락 모두를 밑으로 내려트려 땅을 가리키고 있고, 왼손은 아래로 쭉 내려 안전하게 정병(淨甁)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허리만 튼 것이 아니라 오른쪽 무릎도 사알짝 들어 올려 허리와의 균형을 유지도록 했다.그러니깐 몸의 중심축을 왼쪽 다리에 두고 머리와 가슴 허리 그리고 왼쪽 다리의 일직선으로 중심을 두고 서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불상의 백미는 바로 불안(얼굴표정)에 있다. 보일듯 말듯 살포시 지은 미소 속에는 엄숙함이 보이고 머리에 쓴 보관은 화려한 장식의 다른 보살의 보관과는 달리 아주 간소한 보관을 쓰고 있다. 이는 모든 번뇌를 다 벗어던짐을 상징하기 때문이 아닐까. 보관 중앙에는 화불(化佛)이 새겨져 있다.

 

표정은 행복해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고뇌에서 벗어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깨달음의 표정같다. 고개는 들어 당당하고 눈은 아래로 감은 듯 떠 있다. 불안 전체에 가득히 풍기는 자애와 자비심 그리고 엄숙하지만 엄숙하지 않고 옅은 미소를 띠었지만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잃지 않은 표정이다.

 

불가(佛家)에서는 불상의 성별(性別)을 구별하지 않는다 했다.

흔히 보면 불상은 남성의 몸체는 닮았다고 하지만 관음보살상은 화려한 보관과 장식적 의상으로 볼 때 이미지 상 여성적 뉴앙스가 물씬 물론 출가한 싯다르타 석가모니는 분명 남성의 성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교에서의 부처는 곧 실체가 없는 형상이다. 그 실체 없음을 중생들에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 불상이다.

예수님 또한 싯다르타처럼 존재 했었지만 십자가 이후 실체가 없는 예수님으로 형상된다. 특히 불상의 화려한 천의(부처의 옷)와 보관, 영락구슬 등으로 장식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은 어찌 보면 그 화려한 장식적 치장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기도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中性)이라고 불교에서는 말하고 있다.

 

▲화려한 보관과 장식의 관세음보살상

 

대체 이 백제관음보살상을 만든 장인의 손은 무슨 손 이었을까?

아마도 사람의 손이 아닌 신()의 손이 아니었을까.

세공술이 정교해서 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표정 속에 감정이 서려 있고 혼()과 정신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이 불상을 만든 장인은 쇠물(금동)을 녹여 형태를 굽고 수백 번 깎고 다듬는 물리적 시간보다는 훨씬 더 오랜 시간동안 기도로서 정진했을 것이다. 100, 1000, 그 이상의 시간동안 기도하고 기도하며 만들었기에 백제 최고의 걸작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1,400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수난으로 불상은 이곳저곳이 조금씩 훼손이 되긴 했지만 다행히 전체적으로는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저러나 언제 이 불상을 만나 볼 수 있을까?

들리는 말로는 문화재청 일 년 예산으로는 이 불상을 돈 주고 환수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일면 문화재청의 어려움도 이해가 되지만 천금만금을 줘서라도 꼭 환수해야 된다고 본다. 청와대에 국민청원이라도 내 볼까 싶다.

아니면 모금운동이라도...

기독교계에서 또 시비를 걸어오겠지만....

현재 국내에는 이와 유사한 백제금동관세음보살상은 여럿 있다.

그러나 일본인이 가지고 간 이 불상의 우수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어떡하든 불상을 환수해야 될 것이다.

 

이 불상의 발견 경위는 1907년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추정)에서 한 농부가 솥단지에 들어있는 백제 불상 두 점을 발견했는데 그 중 한 점을 일본의 기업인 이치다 지로가 구입해 현재까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상에 거의 무지한 그 농부에게 돈을 얼마나 주고 사 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충청남도 반출문화재실태조사단(조사단)은 이 불상의 가치를 1907년 당시 함께 발견되어 현재 국보 293호로 지정된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과 동급으로 보고 조속한 환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1945년 이후 우리나라 정부가 환수한 문화재는 모두 1120점이며 그 중 4건만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본문에 수록된 사진들은 2018년7월22일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에서 발췌한 것임을 밝혀둔다.)

 

>2020.8.15.

>미지로

 

*후기

오늘(2020.10.11.) 모 일간지에 실린 뉴스를 보고 또 한 번 일본이라는 나라에 분노했다.

바로 위에 실린 백제미소살환수 계획이 일본의 터무니 없는 거액의 요구로 환수 계획이 무산 됐다는 소식이 전해 졌기 때문이다아시아 경제에 실린 기사 내용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50억 내라"..'백제미소보살' 환수 결국 무산, 42억 제시

아시아경게 나한아 기자 입력 2020.10.11.

▲일본인이 소장 중인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7세기 백제 미술의 걸작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일명 백제미소보살)' 환수가 일본 소장자의 무리한 가격 요구로 사실상 무산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광주광역시 동구남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매입 가격 문제로 협상이 결렬된 2018년 이후 백제미소보살 환수 절차를 중단했다.

 

백제미소보살은 1907년에 두 점이 발견되었고, 한 점은 국보 제293호로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다른 한 점은 당시 일본 헌병대에 의해 압수됐었다. 이후 일본인 수집가 이치다 지로가 경배로 사들였고 일본으로 반출됐다.

 

학계에선 일본으로 반출된 백제미소보살이 국내에 남아있는 국보 제293호보다 예술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은 일본에 있는 백제미소 보살 환수를 위해 감정가를 반영하여 환수 금액 42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본 소장자 측은 약 150억 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문화재청이 감정가 42억 원 이상은 집행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실상 환수 협상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충남도에서는 '백제미소보살' 등 국외 문화재 환수를 위한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올해 예산 10억 원을 편성했고, 내년부터 3년간 6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부여군에서도 국민 성금 등을 통해 38억 원을 모금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외에 있는 많은 우리 문화재들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문화재청, 국립박물관의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국회 소재문화재재단은 202041일 기준으로 국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는 21개국에 193136점이라고 발표했다. 국가별로는 일본 81889(42.40%), 미국 53141(27.52%), 중국 12984(6.72%), 독일 12113(6.27%) 등이다.

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