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문화재 단상

7.고선사지 삼층석탑, 그 千年의 默言

migiroo 2009. 10. 13. 23:52

 

●고선사지 삼층석탑, 그 千年의 默言

 

 

 

 

지난주에도 그랬지만 오늘 또 고선사지 삼층석탑 앞에 섰습니다.
해질녘 무렵 고선사지 삼층석탑의 검은 실루엣에서 받는 감동은 참으로 깊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탑을 우러러 봅니다.
언제나 그 천년의 묵언을 푸실는지 탑은 여전히 침묵 중이십니다.
장구한 세월과 비록 어리석은 인간들에 의해 부서지고 마모되고 닮았지만
탑은 여전히 한 점 부끄럼 없이 의연한 모습으로 인간들을 압도합니다.

 

 

탑의 장중함과 거장함 앞에 서면은 그저 할 말을 잃고 기가 죽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닫습니다.
그러면서도 잘난 체하고 오만하고 거만하기만 하니 탑 앞에 송구할 뿐입니다.
이제 정말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고....
하늘을 우러러 볼 줄 알아야 되겠다고 탑 앞에서 다짐합니다.
탑은 이렇게 말없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탑이 곧 부처입니다.


고선사지 삼층석탑의 원래 있던 자리는 경주시 덕동 고선사 절터였습니다.
그러나 1975년 덕동 댐이 생기는 바람에 고색 찬란한 천 수백 년 절터는
깊은 물속에 잠겨 버리고 탑만 해체 되어 지금은 국립경주박물관 뒷마당에
쓸쓸히 서 있습니다.


그러나 탑은 결코 죽지 않았습니다.
여래는 죽지 않는 영원한 존재 인 것처럼 탑도 영원한 존재입니다.
지금까지 천 수백 년을 그렇게 버텨 왔듯이
앞으로의 천년도 그렇게 살아 있을 것입니다.    
 

 

  

 

        ☞국보 38호--고선사지 삼층석탑 [高仙寺址三層石塔]


원효대사가 주지로 있었던 고선사의 옛 터에 세워져 있던 탑으로, 덕동댐 건설로 인해 절터가

물에 잠기게 되자 1975년에 지금의 자리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세워 놓았다.
탑은 2층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쌓아놓은 모습인데, 통일신라시대 석탑양식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기단은 여러 개의 돌로 구성하였으며, 각 면에는 기둥모양을 새겨 놓았다.
탑신도 여러 개의 돌을 조립식으로 짜맞추었으나, 3층 몸돌만은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사리장치를 넣어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배려로, 석탑을 해체하여 복원하면서 밝혀졌다.
지붕돌은 윗면에 완만한 경사가 흐르는데 아래로 미끄러지는 네 귀퉁이에서 또렷이 들려있어

경쾌함을 더해주고 있다.
밑면에는 계단모양을 한 5단씩의 받침을 새겨 놓았다. 통일신라시대 전기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측되며, 전형적인 석탑양식으로 옮겨지는 초기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양식은 이 탑과 함께 감은사지삼층석탑(국보 제112호)에서 시작되어 이후 불국사삼층

석탑(국보 제21호)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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