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未知로 가는 땅/예슬이의 인도여행

25.아우랑가바드로 가는 길...

migiroo 2009. 11. 7. 14:12

 

 

버스는 창문 하나가 아예 떨어져 나가고 없었는데....
차가 창문이 없으면 어떻게 추위를 견딜 수 있겠는가.
가이드와 한참 말다툼이 벌어지고....
운전사는 가는 도중에 두꺼운 박스를 펼쳐서 겨우 바람만
막아주었는데.... 장장 12시간을 버스에 앉아서 가려니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몸살이 날 것 같았다.  
찬바람은 어깨 근육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본문 중에서...)

 

 

 

 

오늘은 1월 26일 인도의 건국 기념일로 국경일이다. 호텔 직원들이 아침에 정원에 모여 국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부르며 기념식을 행하였다. 우리도 함께 참석하여 인도의 건국 기념을 축하해주었다.


오늘은 꿈에도 그리던 "엘로라"와 "아잔타" 석굴을 보기위해 "아우랑가바드"로 떠나는 날이다. 단체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개인적으로 움직여서 인도르의 버스 스텐드에서 저녁 5시 30분 모두 모여 아우랑가바드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어떻게 가야할지 궁리를 하다가 올 때처럼 지프차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버스 정류장 까지는 2킬로를 걸어야 했는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가기에는 너무 무리인 것 같았다. 요금이 비싸지만 너무 고생스럽게 다니는 것보다 조금 편하게 가기로 하고 동승할 9명을 모았다.


호텔주인에게 지프차를 불러달라고 부탁하니 조금 후 지프차가 도착하고 9명은 인도르로 출발 했다. 인도르까지 지프차 대여료가 1800 루피나 달라고 하니 여행 경비가 생각 외로 자꾸 늘어났다. 처음 계획은 최소한의 경비로 인도에 적응하며 다니려고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지프차가 달리다가 도로 이용료를 받는 곳에 도착 하니 운전사는 우리에게 돈은 내라고 한다. 가이드북에 이런 식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있다고 적혀있어 무척 긴장이 되었다. 둘째 날 델리에서 릭샤꾼에게 바가지를 쓴 것 말고는 여행이 아주 순조로웠는데 또다시 바가지를 쓸까봐 잔뜩 마음을 도사렸다. 조금 가다가 이번에는 주유소에서 기름 값을 또 내라고 한다. 일행 중에 부산에서 온 아저씨가 언성을 높이며 당장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 내려 달라고 화를 내자 운전사는 눈치를 살피며 기가 죽었다. 지프차 대여료도 1000루피로 하지 않으려면 다시 되돌아가자고 하니 상황을 눈치 챈 운전사는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였다. 부산 아저씨 덕분에 처음 흥정했던 것보다 훨씬 싸게 차 삯을 치룰 수 있었는데 마음속으로 당차고 용감한 그분에게 박수를 보내며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3시간에 걸쳐 달려 인도르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되었다. 식당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고 일행들과 만나기로한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식당에 배낭을 맡기고 친구의 환전을 도우러 거리로 나섰다.

 

인도르 버스 스텐드 부근에는 환전하는 곳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어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데 며칠 전 인도르에 왔을 때 우리를 태우고 다니던 릭샤꾼 총각을 다시 만났다. 총각이 내 얼굴을 기억하는지 먼저 아는 체를 한다. 잠시 스쳐가는 인연일 뿐인데 두 번이나 만나는 우연도 특별한 인연인 것 같다. 환전하는 곳을 물으니 이곳저곳 우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알아봐 주었는데 결국 환전은 하지 못했다. 항상 수줍은 미소를 띠우며 친절하게 대하던 릭샤꾼 총각이 지금도 생각난다.


밤 8시 두 대의 전세버스가 우리일행을 싣고 아우랑가바드로 출발하였다. 버스는 창문 하나가 아예 떨어져 나가고 없었는데 밤새 달리는 차가 창문이 없으면 어떻게 추위를 견딜 수 있겠는가. 가이드와 한참 말다툼이 벌어지고 운전사는 가는 도중에 버스회사에 들러 창문을 달아주기로 약속하였다. 버스회사에 도착하더니 두꺼운 박스를 펼쳐서 겨우 바람만 막아주었는데 갈 시간이 바쁜 우리는 아쉬운 데로 길을 떠났다. 장장 12시간을 버스에 앉아서 가려니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몸살이 날 것 같았다. 한밤중이라 경치도 구경할 수 없으니 더 고역스럽고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은 어깨 근육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야간기차가 얼마나 편한지 야간버스를 타보니 느낄 수 있었다.


기나긴 밤이 어서 빨리 지나....
아침이 밝기를 바라며....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글: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