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未知로 가는 땅/예슬이의 인도여행

23.폐허의 고성이 아름다운 마을 "만두"

migiroo 2009. 11. 7. 10:46

 

 

 

그림처럼 평화로운 시골길을 7대의 하얀 지프차가 나란히 달리니
그 광경이 마치 인도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고 멋있어 보인다.
한 무리의 양 떼가 도로를 지날 때는 다 지나갈 때까지 차가 정차 하였는데
이런 경험도 여행을 한층 더 즐겁게 해주었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에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본문 중에서...)

    

 

 

오늘은 "만두"로 가는 날이다.

만두라는 단어가 우리의 음식 만두와 발음이 똑같아서 재미있고 호기심이 든다.

 

 

오전 11시에 대절한 지프차로 이동하기로 되어있어 숙소에 머물면서 빨래를 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12시 경 호텔 정문에 우리일행이 타고 갈 지프차들이 속속 도착하고 각각 한조씩 타고 만두로 출발 하였는데 5조인 우리 9명도 배낭을 지프차의 지붕에 모두 올리고 뒤따라 나섰다. 하늘은 푸르고 사방을 둘러봐도 산은 보이지 않고 밀밭의 푸르른 지평선만이 끝없이 펼쳐진다.그림처럼 평화로운 시골길을 7대의 하얀 지프차가 나란히 달리니 그 광경이 마치 인도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고 멋있어 보인다.
한 무리의 양 떼가 도로를 지날 때는 다 지나갈 때까지 차가 정차 하였는데 이런 경험도 여행을 한층 더 즐겁게 해주었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에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만두에 인접한 곳에서부터는 높은 산위에 둘러친 성벽이 보이고 군데군데 폐허가 된 성이 세월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초연하고도 의연한 모습으로 서있다. 산중턱에서 잠시 내려 휴식을 취했는데 눈앞에 펼쳐있는 웅장하고도 고즈넉한 옛 성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눈길을 때지 못했다.

만두는 해발 600미터의 고지위에 드넓은 평원을 중심으로 세워진 도시로 45 킬로미터에 달하는 성벽과 12개의 문을 설치해둔 성으로 보호 되었던 곳이다. 6세기 경 "호샹샤" 왕에 의해 수도로 지정 되었던 이곳은 "기야스우드 딘" 왕이 치세하면서 많은 발전을 하였다.

 

 

그는 호색가이기도 해서 화려한 궁전을 짓고 1만5천명의 궁녀를 거느리고 노래와 춤 속에 묻혀 살았는데 환락의 도시(city of joy)로 불릴 정도로 권력과 부와 사치를 누렸다고 한다.
하지만 악바르에 의해 정벌되어 무굴제국으로 흡수 되었으니 환락의 도시인 만두는 폐허가 된 체 방치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4시간을 달려서 만두에 도착 하였는데 인원이 많은 관계로 산속에 위치한 호텔에 일행이 다수 내리고 우리는 아랫마을의 호수 가에 있는 방갈로를 숙소로 배정받았다.
"코타지"호텔의 조용하고 아늑한 정원에는 잔디가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고 숲 속에 쌓여있는 호수는 분위기를 한층 더 멋들어지게 만들어 주었다. 여행에 지친 심신을 쉬게 해준 "오차"마을이 생각났다. 그곳도 여기처럼 경치가 그림 같은 곳이었는데 아름답기로는 만두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저녁식사는 일행 중에 미국에 사는 교포분이 개인비용을 들여서 한식으로 뷔페를 차렸는데 산속의 호텔에 묵는 일행들도 내려오고 다 함께 모여서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오랜만에 한식다운 음식을 대하니 기쁜 마음에 너무 포식을 하였다. 양배추로 담근 즉석 김치와 가지볶음, 수제비는 얼마나 맛이 좋은지 두 그릇을 그 자리에서 뚝딱 비웠다. 뒤에서 말없이 선행을 배푸는 미국 교포분과 주방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든 우리의 일행에게 정말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오늘은 보름이라 달이 휘영청 밝아서 우리는 맥주를 들고 호수위에 떠있는 다리 한가운데 앉아 달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셨다.
하늘에는 환한 보름달이 우리를 비추고 호수에는 또 하나의 달이 잠겨있으니 시인이라면 족히 시 한수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은 운치 있는 밤이다.

 

밤은 깊어가고...
내 마음도 행복감으로 젖어드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기가 싫었다.
호수에 잠긴 달은 당신의 예쁜 미소...
다정한 미소 띠운 그리운 그 얼굴...
노래가사를 흥얼거리며
밤이 깊도록 호수에 앉아 있었다.

 

>글: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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