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4대강의 눈물

●섬진강 길 한번 걸어보자니깐~

migiroo 2009. 11. 25. 00:38

 

 

●섬진강 길 한번 걸어보자니깐~

 

 

 

가자! 모든 것 잠시 접고,
섬진강 굽이굽이 강물 따라 걸어보자~


사람들은 왜, 그 오지의 섬진강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것일까?


거기에 가면 시(詩)가 있고,
거기에 가면 우리들의 옛 자화상을 볼수 있고,
거기에 가면 아름다운 자연, 진솔한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정으로 걷고 싶은 길~ 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기에서 태어난 김용택 시인은 그의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김용택의 섬진강에 대한 시는 30여편이 됨)

 

섬진강 2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나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산자락에
몇 가옥 집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릅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밤마다 산은 어둠을 베어 내리고
누이는 매운 눈 비벼 불빛 살려내며
치마폭에 쌓이는 눈물은
강물에 가져다 버린다.
누이야 시린 물소리는 더욱 시리게
아침이 올 때까지
너의 허리에 두껍게 감기는구나.


이른 아침 어느새
너는 물동이로 얼음 깨고
물을 퍼오는구나.
아무도 모르게
하나 남은 불송이를
물동이에 띄우고
하얀 서릿발을 밟으며
너는 강물을 길어오는구나.


참으로 그날이 와
우리 다 모여 굴뚝마다 연기 나고
첫날밤 불을 끌 때까지는,
스스로 허리띠를 풀 때까지는
너의 싸움은, 너의 정절은
임을 향해 굳구나.


 

 

▶정부의 4대강 살리기 공사 와 섬진강~


지금 우리의 강은 몸살을 앓게 됐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대 역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언제 4대강이 죽었던가?
죽지도 않은 4대강을 살려야 한다고 엄청난 공사를 시작한다.
자그만치 공사비가 22조 원 이나 든단다.
100만원이면 아주 큰돈으로 알고 있는 우리네 서민들은
조자가 들어간 22조원이 얼마나 큰돈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2009년11월10일부터 시작하여 2012년에 1차 공사가 끝난다니

근 50년의 대 역사를 어찌 고작 3여년 만에 완공될 수 있는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분 임기 내에 완공을 보이고 싶은 욕망일까, 설마 그러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실 공사가 되지 않을까 불안하고 또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4대강 공사의 반대론자도 아니고 찬성론자도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반대쪽에 조금은 쏠려 있다.

우선 자연과 그 생태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어느 쪽으로 쏠려있던 상관없이 공사는 시작 됐다.

 
11월 22일(2009) 이명박 대통령은 영산강에 내려가 공식적으로 4대강 살리기

공사 기공식에 참석하여 공사 강행 의지를 전 국민에게 보여 주었다.
 

어쩠던 간에 국민의 70%가, 야당 전 국회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공사는

우렁차게 시작 됐다. 대통령의 힘이 정말 쌔긴 쌘 것 같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무시할 수 없으니 앞으로의 공사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듯 하다.
환경단체들이나 농민들은 날마다 정부에 대고 반대시위를 벌리고 있다. 
4대강 유역에 있는 지주들은 대 환영이다. 반면 조상대대로 농사를 짓고 살아 왔던

강변 마을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고 공사를 극구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격한 시위를 해 봤자 소용이 없다.
시위하는 자들보다 시위를 막는 자들의 힘이 더 쌔기 때문이다.


공사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도 아름다운 그림이나 영상으로 제작되어

전국에 쏟아지고 있다. 홍보물에 담긴 그림을 보면 참으로 아름답다.
풍부한 강물 위에 요트나 보트가 달리고, 강변에는 예쁜 펜션이나 레스트랑 같은

유락시설들이 즐비하다. 모두가 사람들(돈 많은)만을 위한 인위적 시설물들이다.
공사 전에 강에 살던 그 수많은 물고기나 수생식물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을
다시 닦거나 포기해야한다.


유구한 역사와 함께 도도히 흐르고 있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이 4대강의 대자연을 파헤쳐 흐르는 물을 막아 가두고,
오로지 인간만을 위한 편리성만을 인위적으로 만들겠다는 착상....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 막강한 권력의 힘은 다수의 우려 목소리를 잠재우고 그 대역사의 첫 삽을 떴다.

4대강 강바닥은 이제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며 강바닥을 파헤치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강물 속에 사는 수많은 어패류들...
크고 작은 물고기들...
각가지의 수생식물들....
그리고 강변의 수많은 철새들....
강가의 푸른 숲들...
이런 자연의 가족들이 죽거나 아니면 커다란 수난을 당하게 됐다.  

정부는 공사를 친환경적으로 할 것이라 하지만....

생태계와 자연 환경이 인위적으로 바뀌는데 어찌 원래의 환경이 손상 되지 않을 수 있는가.


거대한 4대강 공사 보다는 내 마을 안에 있는 오염되고 복개되어 죽어가고 있는
작은 하천이나 개천을 멋지게 살렸으면 좋겠다.
아침저녁으로 운동화 신고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할 수 있는 마을 개천 살리기가

더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4대강 개발이 완공되면 일 년에 한두 번 큰맘 먹고 장시간 차타고 가야 하는

4대강 관광이 서민들에게 무슨 삶의 득이 되겠는가?

 

 

▶ 아! 섬진강~

 

 

 

 

그러나 천만다행 섬진강은 4대강 축에 들지 못하여 그 엄청난
수난(?)의 대역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개발에 소외당한 강인가?

아니면 축복받은 강인가?
섬진강변에서 태어난 김용택 시인도 이제 안심을 하고
다시 아름다운 시를 짓게 될 것 같다.


이런 섬진강으로 도보여행을 가려고 한다.
날씨가 겨울에 가까워져 좀 추울 듯하지만....
꽃피는 봄이나, 신록의 여름이나, 만추의 가을 같은 좋은 계절에만
간다면 그것은 놀러 다니는 관광이지 진정한 나를 돌아보는
도보여행이 아닐 것이다.
만추가 지나고 이제 겨울 채비를 하는 섬진강....
어쩌면 조금은 외롭고 쓸쓸해 보일 것 같은 초겨울 섬진강으로
우리의 발길을 옮겨 보자.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강.

 

 


 

전라북도 진안군 신암리 원신암마을 상추막이골에서 발원해 광양만에 이르기까지 3개도 10개

시군에 걸쳐 약 212.3km를 흐른다. 東으로는 백두대간과 西로는 호남정맥, 北으로는 금남정맥

의 큰협곡을 흐르는 섬진강은 장장 530리 긴 여정을 앞 바다에서 마지막으로 마감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도보여행 코스는 다소 짧은 코스다. 임실군 덕치면 일중리에서부터 적성면

평남리까지 약 32km 구간이다. 비록 거리상으로는 하룻길이지만 이틀을 두고 걷기로 한다.
도보여행은 단순히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걷는 운동이 아니고 걷은 여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틀 동안 걸어야 할 코스는 대략 이렇다.(정확히 말하면 하루 반나절 동안이다.)


임실군 덕치면일중리-장산(진메)마을-천담마을-구담마을-회룡마을-장구목-내룡마을-장경마을

-구미리 귀주마을-적성면 평남리까지 이지만 민박집에 차량을 두고 온 관계로 다시 평남리에서 구담마을까지의 약 12km을 다시 내려왔던 길을 올라가야한다.


위의 구간은 섬진강에 도보 코스 중에 가장 풍치가 좋고 아름다운 길이 아니라 가장 걷고 싶고

촌스런 길이다. 그리고 순박한 섬진강 강변 사람들의 재취가 남아있는 곳이다. 천태만상의

강바닥 바위군이 있고, 김용택 시인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떤 마을에는 그야말로

5,60년대 추억을 상기시키게 하는 징검다리고 있고 느릿느릿한 강물의 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기도하다.


자! 그러면 망설이지 말고 섬진강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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