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덕女王을 만나러 가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시간이라는 괴물에 붙잡혀 거대한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2009년 기축년도 역사 속으로 묻히려하고, 찬란했던 신라도 역사 속으로 묻힌 지 이제 천 수백 년이나 흘러 이제는 희미한 유적지로만 남아 있다.
젊은 소나무 가지들이 귀갑 같은 껍질에 둘려 싸여 빼곡히 보이기 때문이다.
날씨는 꽤 차갑지만 소나무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 제법 즐겁다. 인기척에 놀라 쏜살같이 나무 위로 숨어 버린다.
송림 속에 묻혀 잠들어 있는 여왕의 무덤을 찾으니 왠지 애잔한 기운이 무덤 주위를 맴돌고 있다.
사촌언니 선덕여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그녀..., 그녀는 나이 이순(耳順)이 된 후에야 우연곡절 끝에 왕위를 물러 받았으니 할머니가 다 된 뒤에 왕이 된 셈이다.(요즘 여자 나이 60은 젊은 축에 들지만 그 때 60 나이 이면 어떤 모습였을까?)
진덕여왕은 진평왕의 동생 *갈문왕 국반의 딸이고 이름은 승만이다. (*“갈문왕 국반”이란 신라 초기나 중기 시대 때 최측근 왕족들척에게 주어진 일종의 봉작이다.) 진평왕 아우의 딸이니 선덕여왕에게는 사촌 동생이 된다. 선덕여왕이 647년 비담의 난 중에 병을 얻어 죽자 그녀에게 왕위가 돌아갔는데 왜 그녀가 왕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길 없다. 다만 선덕여왕 이 후 왕위를 계승할 남자 성골이 없어 성골출신인 진덕에게 왕위를 물려 준 복잡한 정치적 사정이 있지 않았나 싶다.
신라왕의 무덤에 십이지신상이 등장하는 때는 33대 성덕왕 때부터라는고 전한다. 그렇다면 그 선대인 진덕여왕릉에 십이지가 등장했으니 현재의 무덤이 진덕여왕의 능이 아닐 것이라는 학자들의 견해이다. 진덕여왕릉의 십이지상은 조각 수법도 아주 후대의 것이라 하여 학자 간에는 현재의 무덤 주인이 진덕이 아닐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 같은 비학자들이야 그런 아리송한 말을 가지고 누구의 무덤이 아니라고 의심할 필요는 없다. 그냥 공식적으로 나와 있는 무덤 이름을 믿으면 될 뿐이다.
선덕여왕이라는 인기 드라마가 종영 됐으니 뒤 이어 진덕여왕 드라마도 해 봄직 한데... 어떨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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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간 (1)
다음 날 능 관리인이 이를 발견하고 급히 신고를 했다. 황급히 현장에 달려온 경주문화재연구소 및 관계자들....도굴의 흔적을 정밀 조사해 본 결과 능 내부에까지는 진덕 왕릉은 도심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고, 후미져 항상 도굴의 위험에 처해 있는 곳이다.
●우성 유전자(優性遺傳子 , dominant)은 멘델의 유전법칙에서 도입된 단어이다. 서로 다른 대립형질(allele)의 순종끼리 교배한 잡종 제1대에서 나타나는 형질을 우성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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