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태화강 이야기~

6.영남의 삼대 동천 운흥동천(雲興洞天)의 선경

migiroo 2010. 5. 3. 00:49

 6.영남의 삼대 동천 운흥동천(雲興洞天)의 선경

 

 


내 고향같은 반계마을을 지나 시적사를 나오자 금새 운흥계곡에 이른다.
맑고 투명한 계곡물이 작은 폭포와 소(沼)를 이루고,
잘 잘 잘~ 청음을 연주하며 쉼 없이 아래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면 그렇지, 옛 조상님들이 이런 절경을 그냥 놔 둘리 만무하다.
옛 사람들은 이 계곡을 운흥동천(雲興洞天)이라고 이름 지어 
운흥사터로 오르는 왼쪽 산허리 큰 암벽에 ′雲興洞天 ′이라고
새겨 놓았다. 유식하게 말하면 마애석각(磨崖石刻)의 금석문이다. 

 


동천(洞天)이라는 말은 하늘 밑 첫 동네, 라는 의미로
그만큼 선경(仙境)임을 일컫는 말인데 하동쌍계사의 화개동천,
합천 해인사의 홍류동천 그리고 울주군 운흥사의 운흥동천을 합하여
영남의 3대 동천이라고 했다 한다.
암벽의 마애석각문은 1721~1723년 울산도호부사로 재직했던
홍상빈 이라는 사람이 새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운흥동천의 선경을 무색케 하는 것들이 있으니 바로
계곡 주변에 들어 서 있는 펜션 같은 민박집과 음식집들이다.
그 들은 닭백숙, 오리불고기, 숯불갈비 등 심지어는 노래방까지 갖추어 놓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으니 이제는 더 이상 운흥동천이 아닌 듯 싶다. 

여름이 되면 계곡에는 놀려 온 사람들과 그들이 타고 온 차들로 넘쳐 날 것이니

운흥동천은 그야말로 운흥난곡(亂谷)으로 변할 것이다.

 

하기야 옛 선비들도 여기에 술상을 차려 놓고 기생 불러 춤추며
시조를 읊었을 것이니 예나 지금이나 놀이의 양상만 바뀌었을 뿐
그리 심하게 탓할 일만은 아니듯 싶다.  
 

 

계곡 상류 쪽이다.
한 줄기의 계곡은 두 갈래로 나뉘어 한 줄기는 왼편으로
또한 줄기는 오른편으로 서로 헤어져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그 양쪽 계곡 삼각지대 중심에 엄청 큰 돌 축대가
시야를 막고 서 있다. 바로 운흥사지의 큰 축대이다.
비로소 오늘의 목적지 운흥사지로 들어간다.

 

 

>다음, 7.운흥사지 그 적멸의 시간 속으로.  계속


>未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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