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일상에서의 想念

애마의 슬픔

migiroo 2010. 8. 17. 00:40

 

●2010.8.17(화)


애마의 슬픔

 

 

 


또 나의 애마(자동차)가 말썽이다.
요즈음 들어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병원엘 다닌다.
크고 작은 병치레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퇴역(?)을 시켜야 할 것 같다.
병원비가 연료비보다 더 드는 것 같다.
차는 의료보험도 안 되는데 말이다.
병 고치러 갈 적마다 카센터 주인이 꼭 존심 사는 말을 던지곤 한다.

 

“사장님, 차 바꾸시지요?”

 

카센터 주인은 모든 손님 보고 왜 사장이라고 호칭하는지 모르겠다.
사장은 지가 사장이면서 말이다.
아무나 사장님, 사장님 하니 존칭으로 이해 하지만 왠지 듣기가 싫다.
내가 곱씹은 표정으로 카센터 사장에게 쏘아 붙인다.
 
“아니, 사장님. 새 차로 바꾸라고요?.
“이 같은 중고차가 자꾸 고장 나서 카센터에 드나들어야
사장님 같은 분들이 돈은 벌지 새 차 모는 사람이 왜 카센터에 옵니까.”
“그래도 이 차보고 고맙다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카센터 사장이 멋쩍은 표정으로 그제야 차를 살핀다.
도대체 자동차의 수명은 몇 살이나 될까?

 

5년?
10년?
아니면 20년?

 

글쎄, 우리나라에서 누가 차를 20년씩이나 타고 다닐까.
있기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20년씩이나 한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듯싶다.
내 친구들은 이렇게 말한다.
차는 3년 마다 새 차로 바꿔야지 수리비도 안 들고, 늘 새 차 타는 기분이 난다고 한다.
듣고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3년마다 바꾼다는 것은 과소비가 아닌가 싶다.

 

인도 배낭여행을 하고 온 친구가 들려주는 말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오토바이(오토릭샤)를 20년 넘게 타고 다닌다고 한다.
수 십 년 넘은 버스, 자동차 대부분이 문짝은 너덜너널 하지만
차는 씽, 씽~ 잘 달린다고 한다.

 

맥시코에서는 75년도에 생산 수출된 현대의 포니가 아직까지 도로에서 활보하고
있다는 뉴스도 들었다. 실제로 현대 포니 픽업차가 다니는 것을 작년(2009년)
우리 동네 길에서 본 적도 있다.
용케 그 픽업(포니) 주인을 만나 물으니 현대자동차에서 신형 에쿠스 와 
맏 바꾸자고 제안이 왔는데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니깐 현대 포니가 75년도 경에 출시 됬으니 그 포니의 나이는

자그마치 35년이 넘는 셈이다.

 

그럼 나의 애마는 지금 몇 살쯤 됐을까?
97년도에 구입했으니 이제 14년이 됐다.
사람 나이로 치자면 아마도 60대 쯤 됐을 것 같다.
깐깐한 내 성격으로 차의 겉모습은 늘 빤짝 빤짝 새 차 모습이다.

아직 큰 길에서 퍼질 정도로 큰 고장은 없었지만....
점점 몸속의 장기 기능이 저하 되듯이 한 번씩 고장이나 수리 할 때라든가 
예방 정비를 하고 나면 몇 십 만원씩이 단 번에 먹어 치워 버려 얄팍한
내 지갑을 털어가곤 한다.

 

바꿀까 말까. 망 서리고 있는 중이다.
애마 그 놈을 처다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한 마음도 든다.

 

“제발 큰 병 걸리지 마 알았지... 애마야...”

 

그래도 20년은 타야지 하고 달래 보기도 한다.
병치레 좀 했다고 해서 내다 버린다면 애마가 아니잖은가. 
할 수 없이 오늘 또 애마의 아픈 허리를 수술했다.

 

나도 애마도....
이제는 다 된 모양이다.
빌어먹을...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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