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내가본國寶문화재

▶국보 제18호-부석사 무량수전

migiroo 2010. 11. 10. 20:53

 

■ 내가 보고 느낀 국보급 문화재(15)

 

▶국보 제18호
 
●부석사 무량수전


  -부석사 창건 :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
  -고려 우왕 때 중건, 조선 광해군 때 단청.
  -1916년 해체수리 공사.


 

 

 


부석사는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가슴이 짠해 온다.
늦가을 어느 날 앙상한 나목이 된 은행나무 아래를 힘없이
걸어가고 있는 실연한 어느 여인처럼 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많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갔는가?
일주문이 텅 비어 찬바람만 지나가고 있다.
  

 


11월 어느 날 부석사를 찾는다.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마음으로
노을 지는 석양을 바라보라는 최순우님의 이야기가 아리더라도

 

 
나는 그 주름진 늙은 배흘림기둥을 좋아한다.
수천, 수만 개로 갈라지고 터져 속살이 다 보이는
배흘림기둥을 어루만지며 천년의 시간을 손으로 읽는다.

 

 

 

 불국사는 다보탑과 청운대, 백운대가 있어 아름답다고

하지만... 무량수전의 아름다움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떤 분은 무량수전의 아름다움은 부석사 가람배치와

주변의 자연 지형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데서 찾는다고

하고,  또 누구는 무량수전의 정제된 단순함과 편안함,

그리고 건축물의 안정적 체감비율에서 그 미적 감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술가도 건축가도 아닌 나 같은 평범한 범부로서는
그저 건물을 바라만 보아도 좋다는 표현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무량수전 뜰에 올라서서 앞의 석등(국보17호)을 바라보는 것도...
문도 없이 사방이 터져 허공에 뜬 같은 안양루를 바라보는 것도....
작고 앙증맞은 조사당(국보19호)을 바라보는 것도...
무량수전에서 운무에 쌓인 첩첩산중에 드리운 석양을 바라보는 것도...
무량수전의 아름다움을 더 해 주는 모습들이다.


 

 
건물의 외벽은 그냥 빈 공간이다.
그 흔한 벽화조차도 없다.
창호(문살)는 또 어떤가?
사찰의 창살은 실용이 아니고 장엄이다.
그런데도 당연히 장엄해야할 화려한 꽃 창살도 아니다.
그저 보통 여염집 문살 이다.
화려함이 아닌 텅 빔이디.
꾸밈이나 치장이 아닌 그냥 원래 그대로다.
그런데도 아름답다.
사람으로 말하면 지적이고 우아하다.
다만 처마를 보면 석가래 와 공포만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그 복잡성마저도 어지럽지 않고 질서 정연하다.



절제와 겸손, 단순함과 간결함....
안정감과 아늑함...
닫혀 있지 않고 늘 열려 있는 평온함...
소유가 아니 무소유....
이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부석사 무량수전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면 5칸, 측면 3칸, 팔작지붕, 주심포 양식....
이 아름다운 건물 안에는 어떤 부처님이 계시는가?


무량수전 이라 했으니 당연히 ‘아이타여래’ 무량수불 이시다.
무량수불(無量壽佛)란 무엇일까?
한량없는 수명을 가진 아미타불과 그의 백성들을 뜻한다.
그래서 무량수전의 아미타불은 법당 정면에 있지 않고 
동쪽을 향하여 옆면에 위치해 있다.


안개 낀 날 무량수전 뜰에 서서 남쪽을 바라보면
그야 말로 첩첩 산수가 안개에 묻힌 체 아련히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속세에서 서방정토를 바라보는 것 같은 모습이 펼쳐진다.
그래서 무량수전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그러나 말이다.
부석사 무량수전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고
그 앞에 놓인 석등 하나와 허공에 뜬 안양루가 없었다면
무량수전의 아름다움은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아름다움은 단순한 물리적인 모습이 아니라
조화와 여백에서 얻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 법당 안으로 들어가
무량수전의 주불인 아미타불(국보 45호)을 만나 보자!

 

 
>미지로 생각

 

 

■ 문화재 설명(*문화재청)


●국보 제18호-부석사 무량수전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중심건물로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아미타여래불상을 모시고 있다.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때 짓고 고려 현종(재위 1009∼1031) 때 고쳐지었으나 공민왕 7년(1358)에 불에 타 버렸다. 지금 있는 건물은 고려 우왕 2년(1376)에 다시 짓고 광해군 때 새로 단청한 것으로, 1916년에 해체·수리 공사를 하였다.


규모는 앞면 5칸·옆면 3칸으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꾸몄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한 구조를 간결한 형태로 기둥 위에만 짜올린 주심포 양식이다. 특히 세부 수법이 후세의 건물에서 볼 수 있는 장식적인 요소가 적어 주심포 양식의 기본 수법을 가장 잘 남기고 있는 대표적인 건물로 평가 받고 있다. 건물 안에는 다른 불전과 달리 불전의 옆면에 불상을 모시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과 더불어 오래된 건물로서 고대 사찰건축의 구조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건물이 되고 있다. (*자료출처 : 문화재청)


 

 


    ♪춤 산조 원장현/ 대금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