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나의 생각, 나의 思考

내 가슴 별빛 되어~

migiroo 2010. 12. 24. 01:00

▷2010.12.22(수)


내 가슴 별빛 되어~


나는 박석에 머리를 박고 엎드려 두 번 절을 올렸다.
시커먼 복장의 전경 두 명이 나를 막아서며 강하게 제지 했다.
작은비석도, 녹슨 철판도 다행히 모두 깨끗했다.
비로소 나는 묘소를 물러나 수많은 박석에 쓰여진 글 편들을
하나씩 하나씩 읽어 나갔다.

 


 

당신을 너무 사랑합니다.
그렇게 며칠 단비가 내리더니~
당신은 봄비처럼 가셨습니다.


당신은 사상의 빈터~
그립습니다.
우리들 희망의 불꽃 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 과분했던 당신~


님 있을 때 제일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꿈꾸시던 세상사는 이야기가 여기 있군요.
하늘의 별빛, 땅에 불빛이 되어 가소서.
당신께 흐르는 강물 되어 찾아 가렵니다.
당신을 내 가슴에 새겼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대통령 노짱~
노무현 그 짧은 만남, 긴 그리움~
..........
.......
....

 

박석의 글들을 다 읽으려면 몇 시간을 걸릴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시간 박석을 밟고 서서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담겼음을 깨달았다.

 


나라를 생각하고...
민주주의를 생각하고...
자유를 생각하고...
인권을 생각하고...
보통사람을 생각하고...
평등을 생각하고...
공평한 세상을 생각하고...
상생을 생각하고...
 

그리고 이런 생각을 몸소 실천하려 했던 지도자 노무현을 생각하라는

깊은 사려가 수많은 박석에 배여 있음을 깨달았다.

 


오늘 ‘내 가슴 속 별빛~’ 이 된 그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가 싶다.


친구들과 주남저수지 가는 도중에 잠시 봉하마을에 들른 것...
우리 일행 넷은 마을에서 파는 1,000원 짜리 국화꽃 한 송이씩을
사들고 곧바로 묘역으로 들어갔다.


지난여름에 왔을 때 사람들로 북적였던 것과는 달리 묘역은
찾아 온 사람 별로 없이 너무나 한가했다.
온통 노란 리본으로 뒤덮였던 묘역 주변은 차가운 겨울 햇살이
내려 앉아 있었고, 묘소의 작은비석은 녹슨 철판 위에 누워서
여전히 변함없이 하늘을 처다 보고 있었다.
 

 


나는 한 참을 묘소를 바라봤다.
다행히 작은 비석에도 녹슨 철판에도 검은 얼룩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거무티티한 얼룩 같은 것이 자꾸만 동공 안에 어른 거렸다.
그 후레자식 같은 X이 투척한 오물의 끈쩍끈쩍한 얼룩들을
생각할 때마다 끓어오르는 분노와 증오심을 억제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마치 내가 그런 것처럼 그분께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이 들어

그저 민망할 뿐이다.

 

 

 

묘소 참배를 마치고 묘역을 나왔다.

큰 길 가에 미처 보지 못했던 ‘추모의 집’ 이라는 새 건물이 보였다.

추모의 집이라는 방 안은 죽음을 상징하듯 암흑의 방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촛불들이 밤하늘의 별빛처럼 자신을 태우고 있었다.

나도 촛불 하나를 댕겨 그 분께 올렸다.

 

 

 

내 가슴 속의 별빛처럼 촛불은 영롱하게 타 올랐다.

친구도 촛불을 댕겼다.

그 친구는 눈물을 찔끔 거리기까지 했다.

아마도 나보다도 더 애잔한 감성이 그분께 있었던 모양이다.

 

 

 

추모의 집에는 그분의 오래된 흑백사진,

그분이 퇴임 후 농부가 되어 쓰던 밀짚모자,

그분이 손녀을 태우고 다니던 자전거....

그리고 수많은 슬픔의 눈물 조각들 노란 리본들이....

추모의 집을 지키고 있었다.

 

추모의 집을 나오면서 다시 생각해 봤다.

그분의 묘비에 쓰여 있는 묘비명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그분의 부르짖음이 봉하마을을 벗어났는데도
한동안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난 달(11.30)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 후로 고조 되어가고 있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 분위기.....
그분 이라면 이 난국을 어떡케 대처 해 나갔을까?
아마도 포격사건 자체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지도 모른다.


지금 MB님 말대로 지난 그분들의 ‘햇볕정책‘은
과연 잘 못된 정책 이었을까?

 

주남저수지 겨울철새들이 물 위에 앉아
평화로이 ‘햇볕쪼이기’를 하고 있다.

 


 

주남저수지의 겨울철새는  가창오리, 큰고니, 개리, 큰부리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흑두루미, 청머리오리...등등

 

약12km의 주남저수지 둘레길을 5시간 동안 걸었다.

 


 >미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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