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나의 생각, 나의 思考

신정아

migiroo 2011. 3. 26. 12:56

 

▷2011.3.26(토)

 

신정아

 

 


꽃샘바람이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신정아 바람도 보통이 아닌듯 싶다.
인터넷 상에서 그녀 이야기가 난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께나 하는 사람들이 그녀가 쓴 책에 대하여 이렇쿵 저렇쿵
옳다, 그르다, 아니다 하는 글들을 여기 저기 흘리고 있다.


각 매체들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만 뽑아서 머릿글을 장식하기도 하고,

입방아 찧기 좋아하는 넷티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댓글을 달고 있다.
내로라하는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고,
학계, 검찰, 언론인들도 그녀의 도마(책) 위에 올려져 있다.


책 내용이 사실이었던 아니었던 간에...
만신창이로 세상에 발가벗겨졌던 한 여인의 한(恨)이 얼마나 절절했으면
출소 후 겁도 없이 그 높은 분들의 실명까지 들먹이며 글을 썼을까 생각하니
내용의 진위 여부를 따지기 전에 그녀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먼저 일어나는 것은 어인 일인가.
나도 관음증에 걸린 것일까?

 

내 친구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하필 똥아저씨~ 라고 했지?"

"어이구 아둔하긴~ 그 사람 성이 변씨 잖아 이 바보야..."

 

"아~ 그렇구나..."

 

나는 샌스가 별로 없다. 친구의 핀잔처럼 좀 아둔한 편이다.

처음 그녀가 왜 좋아했던 분을 똥이라 했는지 의아해 했지만....

알고나니 위트가 있고 솔직한 닉이라고 생각들었다.

정말 그녀는 똥~을 사랑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똥은 상황이 불리해 지자 그녀을 사지에 내쳤던 것은 아닐까 생각들었다.


신문이나 인터넷상에 연일 올려 진 그녀에 대한 글을 들여다보니
책을 안 읽고도 반은 읽은 듯싶다.
그러나 결국 어제 그 문제의 책 "4001"을 사고 말았다.

420여 페이지 중 50여 페이지를 읽었을까.
우선 그녀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150여 페이지를 읽었을 때 점점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그녀의 폭로성 글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서
정말 사실일까, 아닐까 하는 혼란스러움이다.
그러나 자꾸만 그녀 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솔솔 일어났다.
멀쩡한 사람의 실명을 거론하며 전혀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썼을 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동정심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글을 전적으로 모두 다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정황은 그러했을 것이라 믿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의 글에서 문학적 감성은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
어떤 유명한 작가님은 이 책을 읽고는 대필 의심이 간다느니
너무 지루했다느니.... 하는 평을 내셨는데 작가적 시각으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책에서 문학적 감성까지 
기대했다면 무리일 것이다.
 

세상에, 인심에 짓밟힌 한 여인의 독백이고 고백이고 절규라고

생각했다면 왜곡된 생각일까?
인간은 어떤 사람이던 모두 주관 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녀가 당한 억울함(?)이 공식적으로 들어난 범죄적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녀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면이 많았을 것이다.
아무리 자신의 진실을 주장해 봤자 법(공권력)은 인간의 본심까지는
들여다 불 수 없기 때문이다.
정, 검, 언, 경 들은 늘 약자를 외면하고 강자에 붙어 있다는 사례를
우리는 늘 보아 왔고 지금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니 신정아가 책이라도 내서 폭로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폭로성 책 때문에 그녀가 또 다시 법정에 서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그녀를 그냥 놔 두지 않을 것이라 본다.


우리는 늘 상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이른바 여론심판이라든가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언론재판 같은 것이다. 

추측성 보도, 까발리기 보도 등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희생물이

되었는가를 더듬어 보면 신정아의 절규가 이해 될 것이다.


이런 것은 신정아 사건 만이 아닐 것이다.
장자연 사건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녀는 죽음으로 항변을 했지만 그 항변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장자연 처럼 죽지 못한 신정아는 책으로서 항변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거물급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했을 때는 아마도 모진 마음을 먹고

다시 뭇 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거명 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녀의 합성한 가짜 누드사진을 진짜인냥 신문에 낸 사람은 바로 그

녀와 아주 절친한 기자이었다한다.

그녀를 추악한 여자로 몰아 간 것도 모두 친한(기자)들 이였다한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배신감, 모멸감이 아마도 그녀가 책을 내게 된 동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택시에서 추근대던 그 C라는 기자는 왜 실명을 대지 않았을까?

우리만 모르지 아마도 그 세계에서는 다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닐까?  

그분은 터무니 없는 거짓이라고 하면서 법적대응을 하려고 한다 했다.

두고 볼일이지만 아마도 손해보는 쪽은 그 분일지도 모른다.

 

나는 신정아의 고백이 모두 옳다고 편들고 싶진 않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그녀의 가해자가 아니었던가 하는
반성은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은 토요일 여전히 꽃샘바람이 분다.
날씨도 춥고 방안에 틀어박혀 신정아의 4001을 펴든다.
이제 반을 읽었으니 나머지 반을 읽어 보련다.


그녀의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호기심일까?
관음증 현상일까?
아닐 것이다.
무엇인가 숨겨진 진실이 그 책 속에 있지는 않을까 하는
궁금증일 것이다.

 

 

4001 後記

 


3월 마지막 밤 이 책(4001)을 다 읽었다.
종반부에 조금 지루한 감이 들긴 했지만 인내를 가지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 갔다.
어찌 그녀의 글에서 재미나 문학적 감성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감정에 치우침 없이 사건의 전말을 또박또박 담대하게 써 내려 간
것에 대해서는 정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날자, 시간, 장소, 지명....
직간접으로 사건과 관련된 이런저런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거명하며서
자신의 억울함과 진실을 밝히려는 그녀의 면면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러고 보면 확실히 신정아는 똑똑하고 머리가 아주 좋은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곳곳에 고통, 모멸, 모독, 배신, 모함, 거짓 같은 것들이 그녀를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었는지를 적나나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설령 죄인이라 해도 한 젊은 여인의 프라이버시를 가차 없이 까발려 인격을

모독 한 것은 정말 우리나라가 공정사회인가를 의심케 할 정도다.


법조계에는 과연 정의가 있는가?
하이에나 같은 언론(기자)는 일말의 양심이나 진실을 규명해 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일까?
늘 권력과 유착하고 강자 편에 서서 약자를 괴롭히는 우리나라의
공권력(검, 경, 언, 정, 경)이 아니던가.
신정아는 바로 그런 덫에 걸려 지독한 스토킹을 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녀가 책에서 말한 모든 고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녀의 처절한 주장이 어쩌면 상당히 맞을 것이라도 믿고 싶다.


마지막으로 신정아 그녀에게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恨을 가슴에 담고 있으면 그 한의 올가미에서 벗어 날 수 없다.
 한을 놓아 버리면 새장 밖의 새가 되어 창공을 훨훨 날 수 있다.“


부디 그녀가 새로운 출발을 하기 바란다.

이 세상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아 두기 바란다.

언론 중에서도 정의와 진실한 언론도 있다는 것을 알 두기 바란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
미열이 나고 삭신이 욱신욱신 쑤시고
목에 열이 나서 작구만 침이 마른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몸살을 앓을 모양이다.
좀처럼 이런 약함 현상은 없었는데....
모두가 나이 탓이 아닌가 싶다.

 

 

>미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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