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14
●千年寺址 홀로 지키고 있는 남간사지 당간지주
-보물 제909호
꽃 피고, 꽃 지는 오월, 경주남산의 ‘남간사지’를 다시 찾는다.
어제 내린 비로 봄 대지는 촉촉하고 하늘은 모처럼 청명하다.
남산자락 남간마을은 천년 절터에 둥지를 틀고 평화롭게 앉아있다.
그 남간마을 앞 논배미 한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돌기둥 두개가 있으니
바로 ‘남간사지당간지주)南澗寺址幢竿支柱)‘ 이다.
경주남산에 남아 있는 유일한 당간지주로서 오늘도 변함없이
홀로 서서 천년사지를 지키며 당간지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당시 신라 서라벌에서 가장 번창했던
절 ‘남간사’...
절의 당(幢,깃발)과 간(竿,깃대)을
꽂았던 지주
(支柱,받침대)...
그 당간지주 꼭대기에 내 걸렸던
커다란 깃발이
지금도 바람에 펄럭거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천년 세월이 흐른 지금은
옛 영화는 무상(無常) 속에 묻혀
사라지고 이름 모를 들꽃만
봄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그래도 이제는 당간지주의 주변 환경이 잘 정비되어 보물급 문화재로서의
예우를 받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지난해 초만 해도 당간지주는 남간마을 어느 농가의 논배미 한 가운데에 방치되어 있어
바라보는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이제 다행히 당국에서 땅을 매입 당간지주 주변을
정비한 것을 보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나 남간사의 옛 절터는 이미 남간마을이 다 차지하고
절터의 흔적을 다시 찾기는 힘들게 됐다.
당시 절에서 사용했던 우물(石井)도 실제로 남아 있으니 남간사가 얼마나
큰 사찰 이었는지 짐작이 가고 우물에는 지금도 물이 솟아 나오고 있다한다.
자그만치 1,200년된 신라시대 우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물을 보호하기 위야 육중한 돌뚜껑으로
덮고 잠물쇠를 걸어 놔서 안을 드려다 볼 수가 없다.
마을 이집 저집 마당을 기웃거리며 절터의 흔적들을 찾아 다녀본다.
어떤 집 장독대에는 절의 기단석이 있고, 또 어느 집 마당에는
탑재들이 그리고 기둥 밑에는 주춧돌이 있음을 볼 수 있다.
남간사지를 나온다.
폐사지를 둘러보면 항상 느끼는 감정은 ‘허망함’ 이다.
모든 것이 ‘덧없음’ 을 절감하게 된다.
말 없는 돌(石)만이 천년의 역사를 말해 주고 있을 뿐이다.
이 세상에 존재는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는 돌로 된 남간사지 당간지주마저도
사라져 없어질 것이고,
나 또한 사라질 것이리라...
>미지로
■문화재 정보(*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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