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경주南山 斷想

●은둔자 경주남산 마석산삼층석탑

migiroo 2011. 5. 12. 23:12

●은둔자 경주 남산 마석산삼층석탑

 


▷마석산 가는 길의 여정

 

 

 

                        ▲경주내남면 명계리 소재 마석산(531m)

 

마석산(摩石山) 삼층석탑은 경주남산 맨 남쪽끝자락 깊은 숲속에 은둔자처럼 서 있는
신라시대 석탑이다. 오늘은 그 석탑을 찾아 나선다.


마석산은 맷돌산이라고도 불리는 경주남산의 남쪽 끝머리에 있는 산이다.
해발 531m 이니 남산의 제일봉 고위봉(494)보다 37m가 더 높은 산이다.
산 이름이 왜 마석산일까?
필경 돌이 많은 산인 모양이다.
아직은 마석산 정상에 가본 적이 없지만 기암괴석이 즐비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 마석산에는 두 가지 유적지가 있다.
하나는 지금 찾아 가는 삼층석탑이고, 또 하나는 아주 큰 마애불이다.
 

금천사를 지나 마석산(摩石山)으로 들어간다.
금천사는 마석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근년에 지은 사찰이다.
절은 제법 정갈하고 전통 사찰 건축답게 그 모습이 위엄이 서려있다.
잠깐 절 구경을 하고 산속으로 들어간다.
 

탑까지의 산길은 길고도 깊다.
울창한 숲으로 인해 혼자 들어가기엔 어쩐지 두려움이 앞선다.
계절은 봄의 절정기, 산은 온통 수채화처럼 싱그러운 연초록빛이다.

 
숲이 거의 늘 푸른 소나무가 많고 낙엽활엽수들은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겨우 소나무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참나무나 떡갈나무, 그리고 등나무 같은
활엽수 나뭇들이 한창 연두색 채색을 하고 있을 뿐이다. 

 
삼층석탑이 있는 곳까지는 제법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한다.
산길은 그야말로 정글 속이나 다름없다. 울창한 숲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고,
아직은 어린 잡초들이 숲길을 막고 있 쌓여 있다.
가는 길은 몇 군데 갈래 길이 있어 자칫 잘 못하면 길을 잘 못 들기 쉽다.
초행자라면 아마도 삼층석탑을 찾지 못할 것이니 가능하면 길잡이와 함께
가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그래도 요즈음에는 경주남산연구소에서 헷갈리기 쉬운 갈래 길목마다
탑으로 가는 안내 표찰을 나무에 매달아 놔서 찾아 가기가 한결 쉽다.

 

 

▷마석산삼층석탑

 

 


마석산 삼층석탑은 국보도, 보물급 문화재도 아니다.
그 흔한 지방유형문화재도 아니다.
그저 비지정문화재일 뿐 그 대접이 너무 푸대접이다.


이곳을 찾아 온지는 오늘로서 4번째쯤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찾아 올 때마다 탑을 바라보는 마음은 다르다.
오늘은 탑이 너무 외로워 보인다.
아니 탑이 외로운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외로운 것인지 모른다.
여기에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에 몇이나 될까?
아마도 한 달 내내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탑은 더욱 외롭다.

 

 


이 탑도 무너져 있던 것을 1989년도에 어떤 독지가가 많은 돈을 드려
탑을 복원 했다한다. 문화재 당국의 전문가들에 의해 복원 된 것이 아니고
개인에 의한 비공식 복원을 했다는 이야기다.
만약 그 분의 탑 복원이 없었더라면 이 후미진 곳의 폐탑을 어느 때에 복원의
행운(?)을 받을 수 있었겠나 싶다. 탑을 꼼꼼히 살펴본다.
그런데 탑이 어딘지 전체적이 균형 감각이 떨어져 보이고 체감 율도 부족해 보인다.
과감히(?) 하층기단(下層基壇)이 생략됐고 복원할 때 유실된 탑재 일부를 새 것으로
만들어 끼웠는데 어쩌다 3층탑신이 2층 탑신보다 커서 2,3층 탑신이 서로 뒤 바뀐 듯
다소 어색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탑은 작지만 예쁜 편이다.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탑은
여인의 뽀얀 피부처럼 깨끗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미지로(마석산 삼층석탑에서...)

 

 

♧ 마석산 삼층석탑, 금천사, 마석산백운대 마애불 찾아 가는 길

 

 

 

 

 

▶문화재 정보(*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마석산삼층석탑(磨石山三層石塔)


남남산(南南山)의 백운마을에서 백운계(白雲溪)로 들어가기 전 오른편 등산로를 따라가면 마석산(磨石山)의 죽곡(竹谷)에 이른다. 죽곡 가장 상류의 절터에 삼층석탑이 복원되어있다.


단층기단으로 각형 2단 받침의 장대석에 새 부재로 우주(隅柱)만 표현하여 기단면석(基壇面石)을 올리고, 그 위는 2매로 결구되는 기단갑석(基壇甲石)을 올려놓았다. 기단갑석의 부연 중 일부는 파손되었지만, 상면에는 각형2단의 탑신받침을 마련하였다. 탑신석(塔身石) 중 2·3층 탑신석은 새로이 부재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러나 복원 시 그 높이를 비슷하게 하여 약간 어색해 보인다. 1층 탑신석은 높이 87cm로 모서리에 우주가 있다. 1·2·3층 옥개석 모두 옥개받침은 4단이며, 상부에는 각형 2단의 탑신받침을 갖추고 있다. 낙수면(落水面)은 비교적 원만하며 끝에서 살짝 반전하였다.


전체 높이 4.1m로 단층기단과 1층 탑신석과 2·3층 탑신석 높이 비례의 급격한 감소, 4단 옥개받침 등으로 미루어 볼 때, 9세기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2001~2002, 경주남산종합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