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12
● 7 번째 다육이 이야기~
다육이 바라보기~
아파트 베란다 다육이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다육이를 바라본다.
앙증맞게 예쁜 고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얀 햇살을 받고 있다.
모락 모략 커피 향내가 취각을 자극하고 홀짝 한 모금
마시니 뜨거운 커피가 식도를 타고 가슴으로 내려간다.
행복이 뭐 별건가 이게 행복이지....
그러나 왠지 걱정이 앞선다.
이놈들이 제대로 잘 자라기는 할런지....
영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대부분 아직 어린 것들로서 육아법이 초보인 나....
그야말로 다육이 노하우가 제로인 상태에서
어찌 저 어린 것들을 건실하게 키워 낼 수 있을 것인지....
그런 걱정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물도 별로 안 줘도 되고 관리에 시간을
빼앗길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예상외로 손길과 시간, 그리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좁은 장소에서도 많은 종류를 키우며 감상할 수도 있고,
작은 생명을 키운다는 것 자체가 아주 성스러운 일임을 깨닫는다.
즐거움과 행복은 저절로 얻어 지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며 고놈들로부터 행복을 얻으려 하지 말고
내가 사랑을 듬뿍 줌으로서 행복이 얻어 진다는
진리도 함께 깨닫는다.
다육이 한 놈 키우면서 무슨 놈의 진리(?) 운운인가?
애완동물이든, 물고기든, 식물이든....
비록 작고 하찮은 것들일 망정 그것들을 기르고 잘 관리하는
마음과 행동이야 말로 그 자체가 즐거운 일이고 행복한 일임을
다육이를 통해서 배운다.
모두 어린 것들만 있지만 한 종류가 제법 크려면 몇 년씩이나
걸린다 하니 꾸준한 인내력과 기다림의 고통도 뒤 따른다는 것을
다육이를 통해서 얻는 교훈일터....
비록 시작은 미미하지만....
언젠가는 이놈들이 아주 큰 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베란다 문을 열고
고놈(다육이)들을 들여다본다.
“애들아 밤새 잘 잤니? 어디 아픈 대는 없니?”
“안녕하세요. 주인님 밤새 잘 주무셨어요?”
너무 작고 물을 주지 않아 안쓰럽기도 하지만...
물을 자주 주면 웃자라 짓물러 죽고 만다고 한다.
바싹 마른 그놈들을 처다 보기도 민망하고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를 어쩌랴...
굶기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 하니
아픈 가슴을 쓸어 낼 뿐이다.
“애기들아 잘 자라라....”
>미지로
'※Migiro Gallery > 다육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번째 다육이 ‘천성미인’ 이야기~ (0) | 2011.05.20 |
---|---|
8 번째 다육이 ‘벨루스’ 이야기~ (0) | 2011.05.18 |
6 번째 다육이 이야기~ (0) | 2011.05.13 |
5 번째 다육이 이야기~ (0) | 2011.05.07 |
4 번째 다육이 이야기~ (0) | 2011.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