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전국문화재 斷想

붉은간토기 이야기(2)~

migiroo 2011. 12. 15. 01:01

>2011.12.14


붉은간토기 이야기(2)~

 

울산박물관의 토기들...

 

 

 

 
깊은 비색의 고상한 여인 같은 고려청자도 좋고
사대부의 고고한 정부인 같은 이조백자도 좋다,
그리고 옛 우리 어머니 치마저고리 같은 분청사기 또한 좋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이 있으니 바로 ‘붉은간토기’이다.
청자, 백자, 분청사기의 나이는 수 백 년 이지만
붉은간토기들은 수 천 년 나이를 먹은 선사시대 그릇들이다.


수없이 깨지고 조각나서 정교하게 접착한 것들이지만
조각조각 조각난 파편마다 수천 년 시간들이 토기에 서려있다.
이제는 비록 박물관 유리관에 갇혀 지내는 신세지만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내 자신이 선사시대 사람이 된다.


오늘은 울산박물관에 전시된 그들 토기들을 만났다.
이리 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토기들을 사진에 담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수천 년 과거 속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선사시대 우리들 선조들은 이 토기에 무엇을 담았을까?
곡식을 담았을까? 고기를 담았을까?
아직도 숨 쉬고 있는 토기마다 수천 년 과거의 시간들이
항아리 가득 담겨져 있음을 본다.


빛의 장난인가, 시간의 장난인가?
붉은토기들이 어둠 속에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다.
땅속에서 수천 년 그리고 앞으로도 그만큼을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가고 먼지 되어 없어 져도
이 토기들은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을 더 존재할 것이다.


박물관에 가면 꼭 이 붉은간토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라...
그러면 그것들이 고단한 우리들의 삶에 지혜를 가르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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