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의 窓門/우울한 이야기

살려 주세요.

migiroo 2012. 4. 10. 01:29

>2012.4.9

 

살려 주세요.
 

 

112경찰입니다 말씀 하세요.
예 여기 못골 놀이터 전의 집인데요 저 지금 성폭행당하고 있거든요.


지동요?
예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으로요.


선생님 핸드폰으로 위치조회 한번만 해 볼게요.
네...


저기요 지금 성폭행 당하신다고요? 성폭행당하고 계신다고요?
네네...


자세한 위치 모르겠어요?
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 놀이터 가기 전....


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 놀이터 가기 전요.


누가, 누가 그러는 것에요?
어떤 아저씨요. 아저씨 빨리요 빨리요


누가 어떻게 알아요?
모르는 아저씨에요.


문은 어떻게 하고 들어갔어요?


(긴급공청)


저 지금 잠궜어요.
문 잠궜어요?


내가 잠깐 아저씨 나간 사이에 문 잠궜어요.
들어갈 때 다시 한번만 알려줄래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오는 소리)


잘못 했어요 아저씨 잘못 했어요.


여보세요. 주소 다시 한 번만 알려 주세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여보세요.
악- 악- 악- 악- 잘못했어요. 악- 악- 악- 악-


여보세요. 주소가 어떻게 되죠?(반복)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여보세요


("찍-찍-", "아~~아~~" 반복)
아~ 아파~~ 아~~ 가운데 손가락
(신고 4:30분경과 시점에 "찍-찍-" 소리 계속)
아저씨 아파~~ 아~~ 아~~
("찍-찍-" 소리 계속)
아는 사람인데.. 남자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부부싸움 같은데...
(신고 5:44 경과 시점에서 근무자간 대화)
아~ 아~
("찍-찍-" 소리 계속)
7분36초 전화 끊김.

 


이상은 지난 4월1일 한 여성이 성폭행 직전 절대 절명의 순간에 112에
신고한 수원 살인사건 피해신고 녹취록 전문이다.


결국 신고한 여성은 무능한 경찰의 늦장 출동에 성폭행 후에 끔찍이 토막
살해되고 말았다.


경찰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국민을 위하여 존재하는가.
정권을 위하여 존재하는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모두 제주도 강정마을에 갔나?
국민을 때려잡는 공권력 투입 현장엔 잽싸게 달려가 정권의 충실한 하수인 노릇은
척척 잘하면서 정작 혈세를 내 경찰을 먹여 살리고 있는 국민들의 생명은 뒷전이다.
검찰, 경찰 같은 공권력은 모두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국민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잊었는가?


정권에 잘 보여 승승장구 경찰의 최고봉에 올랐던 조현오 경찰청장이 드디어 오늘
이 번 사건에 사죄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경찰 총수 한 사람이 사의 했다고 해서 국민이 입은 골 깊은 상처가 치유 될 수 있을까?
국민에 편에 서지 않고 정권에 충직한 총수가 연 이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112운영체계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12운영체계가 잘 못돼서 그런 것인가, 아니다.
바로 경찰 지휘부의 무능과 경찰이 국민 편에 있지 않고 정치에 뿌리를 두고
정권 편에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생명과 인권보다 정권의 충실한 하수인 노릇으로 출세와 영달을 꽤하려는 결과이다. 

국민들은 진작부터 알고 있다.
검찰이나 경찰 같은 세력들이 국민들의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은 또 잊지 않고 있다. 많은 선량한 일선 경찰관들의 노고를....


아직도 그녀의 절규가 들리는 듯 싶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그녀는 이렇게 경찰에 애걸한 것이 아니고 범인에게 애걸 했을 것이다.
처참하게 살해 되는 순간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간절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그녀의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미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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