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27
태풍 전야
너무 조용하다.
바람 한 점도 없다.
지난 며칠 비가 내리더니 어젠 해가 쨍째났고
오늘은 그야 말로 고요한 아침이다.
‘볼라벤’
초대형 태풍이 오늘 저녁부터 내습할 것이라 한다.
태풍 진로가 하필 서해안으로 한 반도는 태풍 우 반원에 속하게 됐다.
그래서 더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기상청은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농작물 피해가 클 것이라 하니 가뜩이나 비싼 농작물 값이
또 천정부지로 오르게 생겨 서민들 식탁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태풍 피해가 어찌 농작물 피해뿐이겠는가.
도심지의 상가 지역, 저지대 서민들의 가옥에도 피해도 발생할 것이다.
부실하게 설치한 4대강의 보가 강렬한 폭풍우를 맞아 큰 피해가
나지 않을까도 걱정된다.
그러나 태풍은 어쩌면 필요악인지도 모른다.
태풍이 한 바탕 휩쓸고 가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상상을 초월한 자연의 혜택도 주어진다.
그 동안 무분별하게 인간들이 오염시킨 자연을 정화시키고,
산야의 숲들도 말끔히 정리되어 새로운 숲이 형성 될 것이다.
한바탕 폭풍우에 뒤엎어진 바닷물이나 강물은 그동안
극성이었던 녹조나 적조 현상도 말끔히 해소 될 것이다.
인간들이 오염시킨 도심 속의 크고 작은 하천의 섞은 물도,
꽉 막힌 도로변의 하수구도 뻥 뚫려 제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은 자연의 혜택을 인간들은 외면한다.
그저 태풍으로 인한 피해만 두고 하늘(자연)을 원망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을 마구 파헤치고
억만년 도도히 흐르던 강물을 무모하게 막아 그 흐름을 멈추게 했다.
인간들에 의해 대기가 오염되고 오존층이 파괴 되어 지구촌이 점점
온난화 되어가고 있고, 그로인해 기상이변이 곳곳에서 발행하여
초대형 허리케인이나 태풍 같은 자연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리라.
부디 이번 태풍 ‘볼라벤’의 피해가 최소화되길 바란다.
자연이 주는 재앙은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자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순응하는 것이다.
山과 江은 개발 대상이 아니라 숭배의 대상이어야 한다.
颱風을 화(禍)의 눈으로 보지 말고
두려운 경외(敬畏)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오만한 인간들에게 주는 자연의 경고이기 때문이다.
>미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