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단상/전국문화재 斷想

■마곡사, 그 겨울의 길목에서 (3)집착을 자르는 지혜의 검을 찾아서~.

migiroo 2012. 11. 23. 14:13

>2012.11.17


마곡사, 그 겨울의 길목에서  (3)


●집착을 자르는 지혜의 검을 찾아서~.

 

 

보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대웅보전을 나온다.
정말 수박 겉핥기식 관찰이다.
문화재나 절집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일행과의 동반 사찰 여행은
정말 아쉬움을 많이 남게 한다.
답사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음에 다시 와서 꼼꼼히 살펴보기로 하고 서둘러 일행 쪽으로 달려간다.


이번에는 절 마당에 있는 예사롭지 않은 건물 한 체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절집 같지 않고 여염집 가옥 같이 생긴 ‘심검당’ 이라는 건물이다.
낮은 홑처마 팔작지붕에 간결한 모양새로 봐서 통 절집 같지가 않다.


 


 

정면 5칸의 측면 3칸은 방으로 스님들의 요사채로 사용하는 집인 듯 하다.
건물이 전체적으로 단아하면서도 소박하고 절제된 품격이 느껴진다.
초석은 자연석을 이용한 덤벙주초, 기둥은 두리기둥과 네모기둥이고,
지붕은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을 혼용한 조선 후기의 양식적 건물이다.
특히 짙은 갈색의 기둥과 하얀 희를 바른 벽면이 간결하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벽 하나에도 청빈의 청신이 내재 되어 있다.
쪽 마루에 앉아 앞에 보이는 오층석탑을 바라보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휘휘 둘러 보기만 한다.


보통 스님들이 기거하는 건물은 절 뒤편이나 은밀한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 건물은 절 마당에 위치하여 함께 있는 오층석탑과 대광보전과의 대등한 
존재인 듯 다소곳 앉아있다.

 

 

 


우선 처마 밑에 걸린 한문 현판 심검당(尋劍堂)의 뜻이 궁금하다.
한자의 뜻으로 보면 검을 찾는 집이라는 의미 이다.
스님들이 거처하는 요사(寮舍)에 검(칼)을 찾다니 겁이 덜컥 난다.
건물 앞에 안내판 내용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뜻을 이해 할 수 있게 됐다.
심검당이란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선실(禪室)이나 강당으로
사용되는 건물에 붙이는 이름이라 한다.
신검당 옆에 창고용도의 고방(庫房)이라는 건물 또한 보통 건물이 아닌 것 같았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서고 만다.
문화재청 자료에 나와 있는 사진만 여기에 옮겨 싣는다.

 

 

 


심검당 앞 마당 건너 편 대광보전 왼편에 작고 소박한 건물 한 체가 보인다.
바로 백범 김 구 선생이 광복 후 잠시 수도하며 기거 했다는 건물이다.
정말 갖고 싶고 살고 싶은 앙증맞고 간결한 건물이 내 마음을 붙들고 있다.

 

 

 


그러고 보니 마곡사에는 백범 명상길, 백범 은거 기념식수 등 김구 선생과
관련된 흔적들이 곳곳에 있음을 본다.
건물 옆에 있는 향나무는 김구선생이 마곡사에 침거할 때 직접 심은 향나무라 전한다.

 
일행들이 자꾸만 길을 재촉한다.
날씨도 춥고, 갈 길이 머니 빨리 나가자고 한다.
할 수 없이 응진전과 조사당 사진은 남의 사진을 한 컷 올린다.

 

 


 

 

 

앞에 건물이 응진전이고 백범 은거처 뒤편 건물이 조사당이다.
응진전은 부처님 제자 16나한을 모신 곳으로, 나한전(羅漢殿)이라고도 한다.
석가부처님을 중심으로 제자인 아난·가섭을 모시고, 그 주위에 16나한상,
그리고 끝에 범천과 제석천을 함께 모신다. 


16나한은 수행을 완성하여 성자(聖者)의 지위에 올라 중생에게 복을 주고
바른 법으로 인도하기를 원하는 존재를 말한다.


조사당에는 창건주 신라의 자장율사를 비롯한 고승들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허둥대며 본 경내를 벗어나 다시 극락교를 나온다.
그런데 일행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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