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4
신불산의 억새와 단풍~
올 가을 단풍은 예년만 못하다 한다.
지난여름 폭염과 긴 가뭄으로 숲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단풍 구경은 해야지....
멀리 설악산이나 지리산으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울산에서 가까운 신불산과 간월산단풍을 보러간다.
신불산, 간월산하면 광활하게 펼쳐진 가을 억새 평원이 장관이고,
해발 1,209m 괴암괴석 공룡능선 신불산 칼바위를 아슬아슬 타고 오르는
짜릿함과 스릴 있는 산행으로 유명하다.
신불산의 산허리는 그래도 가을 단풍이 장관을 이루고 있고,
형형색색 복장의 등산객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간월재 억새 평원도 단풍 뭇지 않게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제는 솜털 같은 하얀 꽃들이 모두 바람에 떨어져 나가고 연약한
잎대만 앙상히 남아 쌀쌀한 늦가을 바람에 온 몸을 내 던지고 있다.
파도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곧 부러질 것 같지만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더 억세게 강하다는 것을 인간들에게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아무리 찬바람에 불어도 흔들릴 뿐 결코 꺾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것이
갈대나 억새들이다.
누가 갈대나 억새를 언약한 여인 같다고 했던가?
유연하고 부드러움이 쇠보다 강하다 했으니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처럼
사람들도 유연하고 부드러워 져야 강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작금 정부는 자꾸만 공안 정국으로 치 닫고 있다.
양심과 정의는 심각한 손상을 입어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고,
행동은 불의와 불평등과 불공평 그리고 권모술수가 정의를 가리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처럼 유연성과 부드러움이 강한 줄 모르고 오로지
쇠만이 강한 것인 줄 알고 무엇이든 공권력으로 해결하려 든다.
대북 정책도 유연성 보다는 오로지 강공으로 접근 하려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자신의 권력욕에만 탐익하는 오늘의 정치인들...
신불산 억새평원에 와서 유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얼마나 강하다는 것을 배우고
갔으면 좋겠다.
산을 내려오니 계곡 물위에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낙엽을 보니 세상 무상함이 또 생각난다.
모든 것은 다 무상함이다.
각설하고~~
억새와 단풍구경이나 하자.
신불산, 간월산 단풍
간월재 억세 평원
>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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