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소녀가 꽃을 실로 역어 팔찌를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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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30분 희미한 여명이 떠오르는 "뭄바이"에 도착하였다. 어슴푸레한 여명 속에 인도양으로 연결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바다를 향해 우뚝 선 “인디아 게이트웨이”가 보인다.
이른 아침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조금은 쌀쌀하였지만 긴 밤을 버스 속에 보내어 답답한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것 같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운동복 차림으로 조깅을 하는 사람도 간간히 눈에 띠고 인디아 게이트 앞에는 수많은 비둘기가 날아다니며 땅에 뿌려진 먹이를 쪼는 모습이 무척이나 평화로워 보였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자니 어느새 환한 햇살을 비추며 뭄바이의 아침이 밝았다. 뭄바이는 미국의 뉴욕에 비유할 수 있는 인도의 경제도시로 최대의 증권시장과 대표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빌딩 숲을 이루고 있고, 공항과 항만을 통한 수출입 물량이 전체의 50%를 차지하는 인도의 핵심 도시이다.
하지만 화려한 빌딩 숲 뒤에는 아시아 최대의 빈민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종교 간의 갈등으로 폭동과 테러가 발생하여 많은 사상자를 낳기도 하는 첨예한 대립의 도시 이기도하다. 예전에는 "봄베이"란 이름으로 불린 곳인데 나는 아직도 뭄바이라는 이름이 낮 설고 봄베이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특급호텔인 타즈마할에서 묵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저렴한 경비로 여행하는 배낭족이라 타즈마할 호텔을 뒤로한 체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하였다. 인원이 많은 관계로 3개의 호텔로 각각 분산해야 했는데 나는 별 3개짜리인 "슈바 팔라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하얀 페인트를 칠한 호텔은 비록 별 다섯 개의 특급은 아니지만 아담하고 깨끗하여 마음에 들었다. 아침도 거른 체 엘레판타 섬으로 가기위해 서둘러 숙소를 나와 선착장으로 향하였다. 인디아 게이트웨이(Gateway of India)는 영국의 조지 5세가 인도를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1924년에 완공하였다 한다.
그 당시에는 배가 최고의 장거리 교통수단 이어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출입국을 거치던 인도의 관문 이였지만 교통수단이 다양해진 현재는 그저 엘레판타 섬으로 운행하는 보트의 선착장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곳에도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두에게 "박시시"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바다를 보며 외면하고 서있는데 조그마한 소녀가 꽃을 실로 역어 팔찌를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그저 손만 내밀고 동냥하는 걸인들보다 손으로 직접 만든 꽃팔찌를 파는 것이 기특해서 10루피에 사서 손목에 걸었다. 꽃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수첩에 메모를 할 때마다 손목에서 향기가 솔솔 나니 기분이 좋았다. 동굴사원 앞에는 실물 크기의 코끼리 상이 있었는데 포루트칼 병사가 이 섬의 까다로운 인도식 발음보다 쉬운 말인 코끼리를 지칭하여 엘레판타 섬으로 되었다 한다.
호텔은 신관과 구관으로 구별되어 있었는데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구관에 들어서니 바닥에는 두꺼운 카펫이 깔려있고 미로처럼 연결된 끝에는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인 이곳은 공간을 장식하고 있는 미술품들이 뛰어나 보이며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프런트를 장식한 붉은색의 회화작품은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쇼핑 아케이트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들이 즐비 하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나는 인도의 갑부가 아니므로 아이쇼핑을 하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뭄바이 거리는 영국식의 고풍스러운 건물 들이 많이 보였는데 중세기 영국의 한 도시를 연상케 하듯 건물들이 우아하고 매력적 이었다.
내일이면 인도를 떠나는 날...
부페식당에 앉아 부자 집 마나님처럼 우아(?)하게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였다. 4인조 벤드가 다가오더니 한국에서 온 우리를 위해 "만남"이라는 한국가요를 불러주었다. 발음도 서툴고 리듬도 어설펐지만 인도의 특급 호텔에서 한국가요를 들으니 무척이나 흐뭇한 마음이었다. 보통 10루피 정도하는 "아쿠아피나" 생수 한 병이 이곳에서는 100루피나 하였고, 4명이 식사를 마친 후 계산서를 보니 3,922루피가 나왔다. 한 끼에 보통 30~50루피 정도면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특급호텔답게 무척이나 비쌌다. 1인당 거의 1000루피 정도로 처음이자 마지막으 로 인도에서 최고로 비싼 음식을 먹었다.
식당을 나온 우리는 바로 호텔을 나가기가 아쉬워 로비의 쇼파에 앉아 담소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었는데 로비의 Duty manager(당직 지배인)의 자리에는 아주 예쁘고 인텔리젼트한 인도 여자가 하늘색 전통사리를 입고 앉아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이 인도에서의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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