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12 부도(浮屠), 그 적멸의 시간~ 나는 산문(山門)에 들어서면 먼저 부도 밭(浮屠群)부터 찾는다.깨지고 마멸되고 시커먼 이끼가 덕지덕지 낀 옛 부도들.... 거기에 적멸이 있고, 수백 년 정지되어 있는 시간이 있고그리고 그 속에 사색이 있고, 옛 고승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아리를 엎어놓을 것 같기도 하고....삿갓을 눌러쓴 것 같기도 하고....석탑도 아닌데 석탑 같기도 하고...장식적 조각이 하나도 없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부도....그러나 수백 년의 시간이 그 단순함에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본다.너무 오랜 풍파에 마멸되어 어떤 부도들은 그 이름마저도 없다.오직 세월 속에 묻혀 적멸의 시간대에 잠들어 있을 뿐이다. 화려한 문양의 부도와는 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